전국 4년제 대학생 10명 중 3명은 대학에서 학교 폭력을 목격한 것으로 조사됐다. 학폭 유형은 대부분이 언어 폭력이었지만 성추행·성폭력, 신체 폭력도 적지 않았다. 초·중·고교 학폭 문제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대학 캠퍼스에서도 학폭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권혜인

4일 학술지 ‘한국청소년연구’에 게재된 ‘대학생의 학교 폭력 실태조사와 개선을 위한 예방 대책 방안 연구’ 논문에 따르면, 설문에 참여한 전국 4년제 대학생 467명 중 135명(28.9%)이 대학에서 학폭을 목격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지역별로는 비수도권 학생의 39.5%, 수도권 학생의 20.0%가 학폭을 목격했다고 답했다.

폭력의 종류는 언어 폭력이 68.9%로 가장 많았다. 그 뒤로 성추행·성폭력(32.6%), 신체 폭력(17.0%), 강제 심부름(16.3%), 집단 따돌림과 사이버 폭력(11.9%) 순서였다. 기타 유형에는 갑질·스토킹 등도 있었다. 모든 학년에서 언어 폭력과 성추행·성폭력의 비율이 높았는데, 1학년의 경우 언어 폭력 다음으로 강제 심부름의 비율이 높았다.

학폭 장면을 본 장소로는 강의실(78.4%)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서 강의실 외 교내 시설(46.4%), 교내 건물 밖(35.1%)이었다. 신입생 환영회, 동아리 활동, MT 등 다양한 공간에서 학폭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학폭을 목격한 학생 중 66.3%는 이후 경찰이나 학교에 신고하지 않았다고 답해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논문은 “주위 문제에 무관심한 대학생들의 태도, 신고를 해도 도움이 되지 못했던 경험이 합쳐져 일어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인터뷰에 참여한 응답자들은 대학생의 학폭 신고율이 낮은 이유로 “피해자가 가해자와 같은 학교에 계속 다녀야 하는 상황에서 대학 측의 조치가 없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또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학교 폭력 교육이 매우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는 2021년 7월부터 2022년 3월까지 7개월간 온라인 대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을 통해 질문지를 배부해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