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서울교육감이 21일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를 찾아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떠난 교사를 추모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뉴스1

교내에서 극단 선택을 한 초등학교 교사를 추모하는 초등교사 커뮤니티 사이트에 21일 “전교조는 끼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무슨 염치로”라는 댓글이 올라왔다. 일선 교사들이 그동안 교권보다 학생 인권과 비정규직 처우 문제를 강조해온 전교조와 좌파 성향 교육감들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인천의 한 중학교 교무부장은 이날 “지난 ‘진보 교육감 전성시대’ 동안엔 아이들 권리가 교육보다 우선되어야 한다는 분위기가 학교 현장에 있었다”며 “학교는 억압의 주체였고, 교육청은 이걸 풀어주려는 정의의 사도 이미지가 되며 학생들의 생활 지도가 무력화됐다”고 했다.

충남의 한 고등학교 교사는 “학생 인권을 강조한 이후 권리를 악용하는 학생들에게 시달리고 모멸당하는 교사들이 많이 생겼다”며 “학생들과 충돌해서 문제가 생기면 교사는 보호받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했다. 이 때문에 정년을 채우지 못하고 학교를 일찍 떠나는 교사들이 많다고 한다. 서울 일반고 김모(60) 교사는 “학생만 인권이 있고 교사는 헌신만 하는 존재라는 생각에 자괴감이 들 때도 있다”고 말했다. 학생의 폭력적 언행과 학부모의 악성 민원은 갈수록 심해지는데, 전교조와 진보 성향 교육감들은 교사들을 보호하는 시스템에는 큰 관심이 없었다는 지적이다. 수도권의 한 교사는 “교사가 학생을 야단치면 ‘아동 학대’로 신고당하지만, 학생이 교사를 폭행하면 조용히 넘어가라고 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교사의 극단 선택 이후 진보 성향인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페이스북에 “교육감으로서 아픈 마음으로 고인의 명복을 빈다”는 추모 글을 올렸다. 이날까지 400여 개의 댓글이 달렸는데 비난이 대부분이다. “그동안 학생 인권과 학부모 요구 사항만 중시하고 교권은 챙겨주지 않아 교사들은 현장에서 마음이 병들어간다” “교사를 위해 뭘 했다고 이런 말을 하느냐” 등의 댓글에 수십 개씩 공감이 붙었다. 교사 커뮤니티에는 진보 성향 교육감들을 지지해온 전교조에 대한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교권이 이 지경이 될 때까지 전교조는 무엇을 했느냐”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