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학원가는 이른바 ‘빅3′로 꼽히는 시대인재∙대성∙메가스터디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2014년에 문을 연 시대인재는 작년 매출 3189억, 영업이익 299억원을 기록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이 학원은 작년 입시에서 전국 39개 의대 정시 총정원 중 절반(941명 중 470명)을 배출했다고 홍보하기도 했다. 의대 등을 지망하는 상위권 학생들은 킬러 문항을 자체적으로 만드는 대형 학원에 몰린다. 대형 학원들은 상위권 학생들의 성적 표본을 이용해 의대 및 주요 대학의 ‘입시 전략’과 ‘원서 접수 상담’ 마케팅을 하며 몸집을 키운다.

서울 강남 학원가를 주도해 '빅3'로 불리는 입시학원인 메가스터디(왼쪽)와 시대인재(가운데), 대성학원의 전경. /오종찬 기자·연합뉴스

시대인재 등은 수강료와 수능 대비 모의 문제가 수록된 자료집, 독서실 비용 등을 합쳐 월 300만원에 달하는 학원비를 받는다. 그런데도 이곳에 등록하려고 ‘학원 재수’를 할 만큼 학생들이 몰리고 있다. 시대인재를 다니다 의대에 입학한 김모(21)씨는 “가장 큰 장점은 학원에서 제공하는 모의시험 문제들이 어떤 문제집보다도 수능과 가장 유사하다는 것”이라며 “(수능을 출제하는) 평가원 기준에 맞춰서 제작하는 문제를 반복해서 풀다 보면 실력이 안 오를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 학원은 수능 모의 문제를 만드는 ‘콘텐츠 전담 조교’를 따로 두고, 수학의 경우 75만~200만원을 들여 문제를 공모하기도 한다. 수능형 ‘킬러 문항’들을 만들기도 한다. 부산에서 올라왔다는 신모(20)씨는 “킬러급 문제를 집중적으로 연구해 자료를 만드는 학원은 지방에는 없다”고 했다. 이 학원 출신 김모(22)씨는 “서울 상위권 대학 재학생도 (이 학원에) 들어가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대입에서 정시 확대로 재수생이 늘면서 사교육 시장과 대형 입시학원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작년 수능에서 재수생 비율은 31.1%로 26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사교육비 지출은 26조원이다. 전년보다 약 2조5000억원이 늘어 역대 최대 규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