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내년부터 경기 지역 학부모들의 학사 일정 등 단순 문의는 인공지능(AI) 챗봇이 담당한다. 교사 개인 전화번호는 일절 공개하지 않고, 학교에 녹음·녹화 시설을 갖춘 민원 상담실이 설치된다.

경기도교육청은 이런 내용의 교육 활동 보호 종합 대책을 16일 발표했다. 각종 민원으로 교사들의 교육 활동이 방해받는 것을 막는 게 취지다. 우선, 학부모 상담은 AI 챗봇, 서면, 전화·방문의 3단계로 이뤄진다. 교육청은 올해 하반기까지 학부모 민원에 대응하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예정이다. 이 앱은 AI 챗봇 기능을 탑재해 학사 일정 같은 단순 문의를 처리한다. AI 챗봇이 해결하지 못하는 내용은 학부모가 나이스(NEIS·교육행정정보시스템)에서 서면 상담을 받는다. 서면 상담으로 해결이 안 되면 전화나 방문 상담을 신청할 수 있다. 학교는 녹음·녹화 시설을 갖춘 상담실을 운영할 계획이다. 전화 상담은 교사 개인 휴대전화가 아니라 학교 공용 전화로 응대한다. 이때 악성 민원은 녹음한 뒤 거부할 수 있다고 교육청은 밝혔다.

수업을 방해하는 문제 행동 학생은 3단계로 나눠 분리한다. 먼저, 교실에서 뒤에 잠시 서 있게 하는 등 일정 시간 분리하는 ‘타임아웃(time out) 제도’를 실시한다. 그래도 행동이 개선 안 되면 학교장이 지정한 교실 밖 장소로 이동한다. 그다음 3단계는 학교를 떠나 가정 학습을 하거나 외부 기관과 연계하는데, 3단계 실시 여부는 학교장이 결정한다. 경기교육청은 “다른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3단계 분리 조치는 올 하반기 초등학교에서 시범 운영한 뒤 내년에 중·고교로 확대할 예정이다.

교사가 교육 활동을 하다 소송에 휘말리면 도교육청이 지정한 전담 변호사가 지원한다. 교육청은 이를 위해 지역 변호사 인력 풀을 구성하고 예산 6억원을 배정하기로 했다. 신규·저연차 교사들이 학생 생활 지도나 학부모 상담 관련 집중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적응 프로그램도 운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