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세계 첫 ‘인공지능(AI) 디지털 교과서’ 도입을 추진하는 등 교육 현장의 디지털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VR로 수업하는 미래의 교실 - 2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교육부·산업통상자원부가 공동 주최한 '2023 에듀테크 코리아' 박람회에서 학생들이 VR(가상현실) 기술을 체험하고 있다. /뉴스1

교육부는 2025년 초·중·고교 일부 학년, 일부 과목에 디지털 교과서를 도입하고 2028년에는 대다수 학년·과목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학생들은 기존 종이 교과서와 함께 디지털 교과서를 이용한다. 독일 등 해외에서 지역이나 학교별로 디지털 교과서를 사용하는 곳은 있지만 국가 차원에서 전체 학생에게 도입하는 것은 한국이 처음이다.

디지털 교과서 도입의 핵심 이유는 학생마다 ‘맞춤형 학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AI 등 첨단 기술이 학생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해 부족한 부분을 더 공부할 수 있게 하고 ‘문제 푸는 시간’ 등 학습 태도도 분석해 알려준다. AI 교과서에는 학생이 궁금한 걸 질문할 수 있는 ‘AI 챗봇’ 기능도 장착할 예정이다. 교육부 측은 “디지털 교과서가 ‘보조 교사’가 되면 교사 혼자서 학생 수십 명을 담당할 때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1대1 맞춤 교육’이 가능해진다. ‘교육 개혁’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시·도 교육청들은 모든 학생들에게 태블릿 PC 등 디지털 기기를 보급하는 ‘1인 1디바이스’ 사업을 하고 있다. 현재 전체 초·중·고교생의 58.8%(309만대)가 기기를 1대씩 갖고 있다. 초등 3학년 이상이면 69.8%가 1대씩 보유 중이다.

교육부는 디지털 교과서를 초등학교 3학년부터 이용하게 할 예정이다. 그보다 어린 학생들이 디지털 기기를 오래 사용하는 것은 교육 효과보다 부작용이 많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김연석 교육부 책임교육정책실장은 “초등 저학년은 발달 단계상 대인 관계나 종이책 읽기 등을 통해 기본적인 언어와 생활 습관을 습득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지나치게 일찍 디지털 기기에 노출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 교육 현장에선 유아 시기부터 휴대전화를 많이 사용하고 ‘키보드’에 익숙해지면서 손 글씨를 제대로 못쓰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학생들의 악필 문제가 심각해 ‘손글씨 쓰기’ 교육을 시키는 고교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