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 대입 개편안 발표 직후 중2 학부모들의 관심은 ‘어떤 고등학교에 가야 대학 진학에 유리한가’에 쏠렸다. 당장 내년에 고등학교를 선택해야 하기 때문이다.
중2가 고등학교에 진학할 때 고교 내신 등급이 9급제에서 5등급제로 완화되기 때문에 특목고·자사고 선호 현상이 커질 것이란 관측이 많다. 그동안 특목고·자사고는 내신에서 좋은 등급을 따기가 상대적으로 어려웠는데, 5등급제가 되면 그런 부담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5등급제에서 1등급은 상위 10%로, 9등급제에서 1·2등급을 합친 것(상위 11%)과 비슷하다.
그러나 교육계에선 특목고·자사고로 가는 것이 반드시 유리한 게 아니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내신이 5등급제로 바뀌어도 특목고·자사고에서 좋은 등급을 받는 건 일반고보다 어렵다는 것이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학부모는 자녀가 특목고나 자사고 가서 1·2등급을 딸 실력이 있는지, 내신 경쟁을 견딜 수 있는지 등을 살펴서 고교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목고·자사고에서 어중간한 내신을 받는 것보다 일반고에서 1·2등급 따는 게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수능이 중요한 정시 전형에서도 학교생활기록부를 반영하는 대학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2028 대입 개편안으로 수능 과목이 단순해지고 시험 범위도 대체로 줄기 때문에 수능 점수만으로 뽑기보다 학생부나 면접 등 다양한 요소를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서울대·고려대·연세대 등은 정시 전형에서도 학생부의 내신 성적을 보거나 보겠다고 밝혔다. 임진택 경희대 입학사정관은 “내신이 수시뿐 아니라 정시에서도 반영되면 특목고·자사고보다 1·2등급 받기 유리한 일반고에 가는 게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시보다 수시로 대학에 진학하겠다는 생각이 강한 학생일수록 일반고를 추천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승겸 서울 반포고 교장은 “지금보다 1등급을 받기 쉬워진 것은 일반고도 마찬가지인 만큼 수시 전형에 집중하고 싶다면 일반고에 진학해 내신 성적과 학생부 관리에 집중하는 것을 권한다”고 했다. 특목고·자사고도 수시 전형에 강한 학교가 있고, 정시에 집중하는 학교들로 나뉜다. 이승민 서울 동복고 교사는 “수시, 정시 중 무엇을 노릴지 일찍 정하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