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치러진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는 정부가 예고한 대로 ‘킬러 문항’이 출제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개념 이해와 사고력을 요구하는 문제들이 많이 출제되면서 최상위권 변별력을 갖췄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국어와 수학 영역은 작년 수능이나 9월 모의고사보다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수능 문제의 EBS 연계율은 50%로 작년과 같지만, 학생들이 느끼는 체감 연계율은 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정문성 수능 출제위원장은 16일 브리핑에서 “교육 과정의 핵심적인 내용을 중심으로 출제했다”면서 “교육부의 사교육 경감 대책에 따라 소위 ‘킬러 문항’은 배제했고 공교육에서 다루는 내용만으로도 변별력을 확보하도록 출제했다”고 밝혔다.
현직 고교 교사인 EBS 강사들도 비슷한 분석을 내놨다. 국어 영역 윤혜정 강사는 “작년 수능과 9월 모의평가보다 다소 어렵게 출제됐다”면서 “문제 풀이만 반복해서 풀 수 없고, 사고력을 측정하는 변별력 높은 문제들이 있었다”고 말헀다. 수학 영역 심주석 강사는 “최상위권은 (아주 어려웠던) 작년 수능과 (다소 쉬웠던) 9월 모의고사 사이 정도”라면서 “(변별력 높은 문제도) 공교육 교과와 관련성이 매우 높고 EBS에서 자주 다뤘던 내용으로 공교육으로 충분히 대비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지난 6월 ‘킬러 문항’ 예시로 과도하게 복잡한 계산이 필요하거나 지나치게 많은 개념이 한 문제에 들어간 경우 등을 들었는데, 이번에 이런 문제는 없었다는 것이다. 그는 “종합적 사고 능력, 추론 능력을 평가하는 문항이 나와서 사교육에서 가르치는 문제 풀이 기술이나 요령으로는 수능을 대비하기 어렵다는 메시지를 주는 시험”이라고 했다.
EBS 체감 연계율이 높아졌다는 평가도 많다. EBS와 연계한 문항 수는 50%로 같지만, 학생들이 ‘비슷하다’고 느끼는 정도는 더 커졌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