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입 수능에서 ‘킬러 문항’은 없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일부 수학 영역 고난도 문항을 놓고 킬러 논란이 일고 있다. 수능 출제위원단은 공교육 과정을 벗어난 문제는 내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수험생들 사이에선 “이런 문제가 킬러가 아니면 어떤 게 킬러냐”는 반응이 나온다.
대표적인 사례가 수학 공통과목 22번 문항이다. 주어진 조건을 만족하는 그래프를 추론해 함숫값을 찾는 문제인데, 추론부터 계산까지 각 단계가 까다로워 수학에서 상위권 학생들을 변별하는 문항이라는 평가다. 17일 오후 EBS가 공개한 문항별 오답률에 따르면, 수학 22번 문항의 오답률은 98.6%다. 수험생 가운데 1.4%만 이 문제를 맞혔다는 뜻이다.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장은 “22번을 제외하곤 고난도 문항이 없었다”고 말했다.
수험생들은 22번이 사실상 ‘킬러 문항’ 아니냐는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수험생들이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작년까지 나온 킬러 문항과 올해 나온 고난도 문항이 뭐가 다르다는 것인가” “22번은 제시간에 풀 수 없다” 등 반응이 이어졌다.
반면 교육부는 이번 수능에서 교육 과정을 벗어나거나 학원에서 가르치는 ‘문제풀이 기술’을 요구하는 문항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정문성 수능 출제위원장은 16일 “킬러 문항이 고난도를 뜻하는 건 아니다”라고 밝혔다. EBS 수학 강사인 심주석 인천하늘고 교사는 “(22번이) 어려운 문제는 맞지만, 공교육 내에서 배운 지식으로 충분히 풀 수 있기 때문에 킬러라고 볼 수는 없다”며 “문제에서 요구하는 3차 함수 그래프 그리기는 학교 수업에서 충분히 반복 연습하는 과정으로, 오히려 사교육에서 배운 문제풀이 방식으로 접근한 학생들이 어려움을 느꼈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