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6일 치러진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국어·수학·영어 모두 어려운 ‘불수능’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공교육을 벗어난 ‘킬러문항’은 출제되지 않았는데도, 까다로운 문제가 많이 출제된 것이다. 최상위권 변별력을 갖췄다는 평이 나온다. 전 과목 만점자는 재수생 1명으로 나타났다.
7일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024학년도 수능 채점 결과’를 발표했다.
국어는 표준 점수 최고점이 150점으로 역대급 고난도로 불렸던 2019학년도와 같다. 표준점수 최고점은 시험이 까다로울수록 높아진다.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이 150점인 것은 현행 수능 시스템이 도입된 2005학년도 이후 2019학년도에 이어 두 번째다. 입시 전문가들은 “국어에서 기존의 ‘킬러문제’는 없었지만 답을 고르기 까다로운 문제들이 늘어났고 시간이 많이 걸려서 어려웠다는 수험생들이 많았다”고 밝혔다.
수학은 표준점수 최고점이 148점으로 어려웠던 2022학년도 147점, 2023학년도 145점보다 높았다. 영어는 1등급 비율이 4.71%로, 절대평가가 도입된 2018학년도 이후 가장 낮았다. 전년도 1등급 비율은 7.83%였다.
올해는 수능이 어려워 만점자가 없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하지만 채점 결과 전 과목 만점자는 1명(재수생)이었다.
지난 6월 교육부가 ‘킬러문항’ 배제 방침을 밝히자 “최상위권 변별력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때 정부는 “킬러문항 없어도 공교육 과정 내에서 충분히 어렵게 낼 수 있다”고 했는데, 실제 수능이 최상위권 변별력을 충분히 갖출 정도로 어렵게 나왔다. 하지만 출제진의 예상보다 수험생들에게 더 까다로운 시험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국어·수학의 표준점수 최고점 차이가 2점 밖에 안나서 한 과목이 대입 결과 좌우하는 문제는 완화했다는 평이 나온다. 작년 수능에선 국어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수학보다 11점이나 낮아 수학의 영향력이 너무 크다는 지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