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 없이 어려웠다는 올해 수능에서도 전 과목 만점자가 1명 나왔다고 교육부 등이 7일 밝혔다. 서울 출신으로 용인 한국외대부설고(자사고)를 졸업한 여자 재수생이라고 한다. 이 수험생은 국어(언어와 매체), 수학(미적분), 영어, 과학탐구 생물1·지구과학1, 한국사 과목 모두에서 만점을 받았다. 올해 수능에서 국어 만점자는 0.01%(64명)에 그쳤다. 올초부터 서울 강남의 대형 재수 학원 종합반에 다니며 정시 전형에 대비하고 인터넷 강의를 병행해 들었다고 전해졌다.
이 수험생은 의대에 진학할 계획이지만 서울대 의대는 지원할 수 없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서울대 의대는 과학탐구 중 물리와 화학 중 1과목을 반드시 응시해야 하는데, 이 수험생은 생물과 지구과학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수능을 다 맞혔지만 서울대 의대 전형 기준은 맞추지 못한 것이다. 선택과목별로 수험생이 받을 수 있는 ‘표준점수 최고점’이 다르기 때문에 원점수가 만점이 아닌데도 이 수험생보다 높은 표준점수를 받고 서울대 의대에 가는 경우가 나올 수 있다.
정부는 학원을 다녀야만 풀 수 있는 킬러 문항을 없애, 사교육 병폐를 줄이겠다고 해왔다. 그러나 유일한 만점자는 서울 강남의 입시 학원에서 재수한 수험생이었다. 정부 관계자는 “강남 쪽에 성적 우수자가 많기 때문에 만점자도 나올 가능성이 높은 것 아니냐”라고 했다.
수능에서 만점자가 한 명도 없었던 입시는 2011학년도가 마지막이다. 현재와 같은 통합 수능을 도입한 2022학년도 수능도 ‘불수능’이란 평가를 받았지만 재수생 1명이 만점을 받았다. ‘킬러 문항’ 논란이 일었던 2023학년도 수능에서도 고3 수험생 2명과 재수생 1명 등 총 3명이 만점을 받았다. 올해는 전 과목이 어렵게 출제되면서 과목별 만점자 수도 예년에 비해 대폭 줄었다. 이 때문에 “수능 만점자가 한 명도 없을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