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성적표 배부일인 8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효원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학생들이 대학 지원 참고표를 보고 있다./연합뉴스

‘불수능’으로 평가되는 올해 수능에서 유일한 만점자는 용인 한국외대부설고(자사고)를 졸업한 재수생 유리아씨 1명이다. 국어·수학·탐구영역 원점수로 만점을, 절대평가인 영어·한국사에서 1등급을 받았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만점을 받은 용인 한국외국어대학교 부설 고등학교(용인외대부고) 졸업생 유리아씨.2023.12.8 /본인 제공.

하지만 원점수가 아닌 표준점수로는 전국 수석이 아니다. 유씨의 표준 점수는 435점이지만, 대구 경신고 졸업생인 이동건씨의 표준점수가 449점으로 전체 수험생 중 가장 높다. 둘 모두 서울 강남에서 2010년부터 급성장한 입시학원인 ‘시대인재’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표준점수는 수험생들의 원점수가 평균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를 통계학적으로 계산한 것이다. 원점수만으로는 해당 수험생이 전체 수험생 중 어느 정도 위치에 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쓰인다. 시험이 어려울수록 고득점과 평균의 차이가 벌어지기 때문에 표준점수 최고점이 올라간다. 그렇기 때문에 수험생이 어떤 선택과목을 시험쳤는지에 따라 표준점수 최고점도 달라진다. 선택과목별로 난이도와 수험생 점수 평균이 다르기 때문이다.

유씨는 ‘생명과학Ⅰ’과 ‘지구과학Ⅰ’을 선택했고, 두 과목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각각 69점과 68점이다. 반면 이씨가 선택한 ‘화학Ⅱ’와 ‘생명과학Ⅱ’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각각 80점과 73점이다. 이씨는 ‘생명과학Ⅱ’에서 한 문제를 틀린 것으로 전해졌다. 애초에 받을 수 있는 표준점수 최고점이 다른 것이다.

하지만 표준점수에 대한 비판도 있다. 해당 과목을 응시한 다른 수험생들 수준에 따라 표준점수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A과목을 선택한 수험생 집단보다 B과목을 선택한 수험생 집단이 공부를 더 잘한다면, B과목 평균 점수가 올라가 표준 점수에서 A과목을 선택한 경우보다 표준 점수에서 손해를 볼 수 있다.

한편, 수능 만점인 유씨는 서울대 의대 지원을 할 수 없다. 서울대 의대에 지원하려면 과학 탐구에서 물리와 화학 중 한 과목을 반드시 응시해야하는데, 유씨가 이 두 과목 대신 생명과학과 지구과학을 응시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