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입에서 초등 교사를 양성하는 교대들의 수시 미충원 인원이 크게 늘어났다. ‘교권 추락’으로 교대 인기가 떨어진 데다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을 못 맞춰 탈락한 학생이 늘어난 탓으로 분석된다.
2일 각 대학에 따르면, 전국 10개 교대 수시 미충원 인원은 작년 492명에서 올해 738명으로 크게 늘었다. 미충원 인원이 가장 많은 서울교대는 수시에서 195명을 모집했는데, 최종 36명만 등록했다. 수시에서 못 뽑은 인원은 정시 전형으로 넘어간다. 이런 이월 인원이 올해 159명(82%)으로, 작년(83명)의 2배 가까이 늘었다. 진주교대도 수시 모집 정원 208명 중 58명만 등록해 미달 인원이 150명(72%)이었다. 전년(71명)의 두 배 이상이다. 춘천교대와 전주교대의 미충원 인원도 118명(60.8%), 81명(64%)에 달했다. 경인교대 미충원 인원은 작년 27명에서 올해 105명으로 3배 늘었다.
수시 모집에서 미달이 나는 것은 수험생이 다른 대학에도 동시에 합격해서 빠져나갔거나 대학이 요구하는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서 탈락했기 때문이다.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이 높을수록 미충원이 많았다. 서울교대 최저 학력 기준은 ‘수능 4과목 등급 합이 9등급 이내’, 진주·춘천·전주교대의 최저 학력 기준은 ‘수능 4과목 등급 합이 12등급 이내’다. 춘천교대 관계자는 “작년엔 지원자 36%가 수능 최저 기준을 충족했는데, 올해는 22.9%밖에 못 맞췄다”고 말했다. 부산교대 등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이 없는 교대들 중에는 미달 인원이 전년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줄어든 곳도 있다.
서이초 사태 이후로 심해진 ‘교사 기피 현상’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수시 모집에선 원서를 6개 쓸 수 있는데, 교대에 합격하고도 다른 대학에 간 학생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교대 인기가 떨어지면서 최저 학력 기준을 맞출 수 있는 상위권 학생들의 지원 자체가 줄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부 교대는 최저 기준 완화나 폐지를 검토하는 곳도 있다.
2일 서울대·고려대·연세대의 수시 미달 인원이 작년보다 19명 늘어난 337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올해 고려대 의대는 이례적으로 8명이나 미달됐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의대 쏠림 현상’ 속에서도 수험생들은 더 선호하는 의대로 몰린다”면서 “수시 원서 6개 모두 의대에 지원해두고 고려대보다 더 선호하는 의대로 간 학생들이 올해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