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학년도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최초 합격자 전원이 이과생으로 분석됐다고 종로학원이 14일 밝혔다. 2022학년도에는 서울대 자유전공 최초 합격자의 94.6%가 이과 출신이었다. 내년부터 주요 대학 대부분이 자유전공(무전공) 입학 정원을 대폭 늘리는 상황에서 인기 학부의 입학문은 이과생에게 더 넓게 열릴 것이란 분석이 많다. 자유전공은 대학에 들어온 뒤 전공을 정하기 때문에 수험생 선호도와 합격선이 모두 높다.
서울대의 경우 정원 123명인 자유전공학부를 ‘학부 대학’으로 바꾸고 신입생 정원도 400명까지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의대와 약대, 사범대 등을 제외한 입학 정원 2600여 명 중 15%를 자유전공으로 선발하겠다는 것이다. 한양대는 2025학년도부터 자유전공학부인 ‘한양인터칼리지’를 신설하고 330명을 뽑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연·고대도 자유전공 확대를 논의하고 있다. 앞서 교육부는 입학 정원의 20% 이상을 자유전공으로 선발하는 대학에는 총 4426억원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인문·자연계열을 통합해 자유전공 신입생을 뽑는다면 결국 수학 점수에서 우위인 이과생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재 수능 수학에서 이과생들은 주로 ‘미적분’과 ‘기하’를, 문과생은 ‘확률과 통계’를 선택한다. 그런데 이과생 선택 과목이 문과생 과목보다 표준점수가 높게 나온다. 문과생과 이과생이 같이 수학 100점을 맞아도 이과생의 표준점수가 높은 경우가 많다. 표준점수는 응시자의 원점수를 난이도에 따라 보정한 것이다. 교육계 인사는 “최근 이과생이 정치학과나 경제학과 같은 문과생 인기 학과에 들어가는 ‘문과 침공’ 사례가 많은데 자유전공 입시에서도 이과생이 유리하면 문과생이 설 자리는 더 좁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