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 한 초등학교의 텅 빈 교실. /뉴스1

우리나라 중∙고등학생에게 직업별 신뢰도를 물은 결과, ‘학교 선생님’을 신뢰한다고 응답한 학생 비율이 86.8%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다음으로는 ‘검찰·경찰’(61.7%), ‘판사’(55.6%), ‘언론인’(37.6%), ‘종교인’(34.0%) 순이었다. ‘정치인’(23.4%), ‘대통령’(22.7%)은 ‘인플루언서’(31.5%)보다 신뢰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한국교육개발원과 교육정책 네트워크가 작년 7월 5일부터 19일까지 전국 초·중·고교생 1만3천863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사회 인식 설문 조사 결과, 학생들에게 신뢰도가 가장 낮은 직종은 정치인으로 나타났다. 4점 척도로 신뢰도를 매겨달라는 질문에서도 학교 선생님이 3.26점으로 가장 높았고, 정치인은 2.05점, 대통령은 1.99점으로 최저였다. ‘인플루언서’의 신뢰도는 2.23점이었다.

우리 사회가 사람을 차별하는 이유(중복응답)에 대해서는 ‘돈의 많고 적음’(50%)이라고 응답한 학생들이 가장 많았다. 이후 ‘학교 성적’(44.8%), ‘장애’(44.0%) 순이었다.

교육계에선 수능 논·서술형 평가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지만, 당사자인 고등학생들에게선 이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고등학생(4064명)을 대상으로 한 질문에 61.8%가 수능 논·서술형 평가 도입을 반대한다고 응답했다. ‘찬성한다’(19.4%)고 말한 학생의 3배 이상인 것이다. 반대 이유로는 ‘시험이 더 어려워진다’는 의견이 19.9%로 가장 많았고, ‘명확한 채점 기준이 없어 객관성이 떨어진다’(19.2%), ‘서술형 평가를 추가할 경우 학생의 부담이 더 커진다’(16.1%) 순이었다.

자신이 생각하는 성공의 모습과 가장 가까운 것을 꼽아달라는 질문엔 ‘행복하게 사는 것’(36.5%)이라고 답한 학생이 가장 많았다. 이어 ‘돈을 잘 버는 것’(31.2%), ‘원하는 직업을 갖는 것’(14.8%) 순이었다. 작년 조사에 비해 행복하게 사는 것이라고 대답한 비율은 5.5%p 감소하고, 돈을 잘 버는 것이라고 답한 비율은 6.0%p 증가했다.

‘어른이 되어 성공하는 데 부모님이 부자인 것이 중요한가’를 묻자 초∙중∙고 학생 46.0%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좋은 대학을 나오는 것’이 어른이 된 이후 성공에 중요하다고 답한 비율도 67.9%였다. 한편 우리 사회를 ‘믿을 수 있다’고 응답한 학생은 31.4%였는데, ‘믿을 수 없다’고 말한 학생(25.3%)보다 6.1%p 높았다. 학교급이 높을수록 우리 사회를 믿을 수 없다는 의견 비율이 높았다. 초등학생은 16.7%가 믿을 수 없다고 한 반면 중학생은 26.3%로 나타났고, 고등학생은 29.5%가 ‘믿을 수 없다’고 답했다.

학교를 반드시 다녀야 하느냐는 물음에는 초·중·고교생 70.5%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응답자 72.6%가 ‘학원에 다니고 있다’고 말했고, ‘학교 친구들이 경쟁자로 보인다’는 학생도 18.6%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