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초1 학생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늘봄학교 무료 수업’이 연간 1조3000억원가량의 사교육비를 절감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천홍 교육부 교육복지돌봄지원국장은 5일 ‘2024년 늘봄학교 추진 방안’ 브리핑에서 “올해부터 초1 학생들은 매일 하루 2시간씩 무료로 늘봄 수업을 들을 수 있는데 시간당 1만원의 편익이 예상된다”고 했다. 교육부가 올 초 예비 초1 학부모 5만265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수요 조사에서 “늘봄학교에 참여하겠다”고 응답한 학부모는 83%에 달한다. 이를 근거로 교육부는 전체 1학년 학생 34만명 중 28만명(80%)이 하루 2시간, 한 달 40시간의 무료 수업을 들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학원 대신 학교에서 이 시간을 보내면 연간 1조3000억원의 사교육비를 아낄 수 있다는 추산이다. 교육부는 늘봄학교 프로그램에서 놀이형 한글·수학·미술·체육 수업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사교육비 경감은 정부가 늘봄학교를 강하게 추진하는 대표적 이유로 꼽힌다. 맞벌이 부부의 경우 낮 12시~오후 1시 귀가하는 초등학교 저학년 자녀를 돌볼 방법이 마땅치 않다. 부모가 퇴근하는 오후 5~6시까지 ‘학원 뺑뺑이’를 돌리곤 했다. 사교육비 지출 부담도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고 이는 출산을 기피하는 원인이 된다. 초등생 자녀의 양육 부담 때문에 엄마의 직장 경력이 단절되는 사례도 많았다.
실제 지난해 발표된 조사에서 사교육비 총액은 전년 대비 10.8% 늘어난 26조원에 달했다. 이 중 초등학교 사교육비는 11조9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3.1% 늘었다. 상승 폭이 중학교(11.6%), 고등학교(6.5%)보다 컸다. 사교육 참여율도 초등학생이 85.2%로 중학생(76.2%)과 고등학생(66.0%)을 앞질렀다. 교육 전문가들은 초등생의 사교육비 증가는 ‘방과 후 돌봄을 위한 학원비’가 이끌고 있다고 분석한다.
교육부는 늘봄학교의 무료 수업 대상을 올해 2학기엔 전국 초1 학생으로, 내년부턴 전국 초1·2 학생으로 확대한다. 대상이 넓어지면 사교육비 절감 효과도 더 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