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서울 을지로입구역 인근에서 열린 서이초 교사 순직 인정을 촉구하는 집회에서 참석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뉴시스

지난해 ‘교권 침해 논란’을 촉발한 서울 서초구 서이초 사망 교사에 대한 순직이 인정됐다.

27일 서이초 사망 교사 A씨 유족의 변호인 측은 “인사혁신처가 A씨 사망을 순직으로 인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서이초 1학년 담임을 맡고 있던 A씨는 지난해 7월 18일 자기 반 교실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됐다. A씨 유족들은 지난해 8월 31일 순직 심의 신청을 냈다. A씨는 평소 학부모 민원과 문제 행동 학생 지도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경찰 조사에서 학부모 갑질 등 범죄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다. 인사혁신처 측은 “순직은 민간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공무원재해보상심의위원회에서 결정했고, 사유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A씨 측이 이달 초 심의위원회에 학생들의 다양한 문제 행동이 담긴 1분 내외 동영상 7~8개를 제출한 사실도 알려졌다. 영상에는 수업 중에 의자를 뒤집고 발로 차거나 갑자기 교실을 뛰쳐나가고 물건을 집어 던지는 학생들이 담겼다. 이 영상이 A씨가 겪은 학생 지도의 어려움을 입증하는 증거로 작용해 순직 인정을 앞당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A씨 사건은 학부모의 과도한 민원, 아동학대 고소 등으로 고통받는 교사들의 현실이 알려지는 계기가 됐다. 이후 국회는 교사의 정당한 교육 활동은 아동학대로 보지 않는다는 내용 등을 담은 교원지위법, 초·중등교육법, 유아교육법, 교육기본법 등 ‘교권 회복 4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날 인사혁신처는 작년 8월 연수를 받으려고 방학 중 학교에 가던 길에 서울 신림동 등산로에서 폭행당해 숨진 초등교사 B씨도 순직으로 인정했다. B씨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최윤종(31)은 지난달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