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에 있는 화곡보건경영고는 1987년 개교 이래 여고였지만, 올해 남녀공학으로 바뀌었다. 학령인구가 급감하는 상황에서 여학생만 받으면 학생 모집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마침 이 학교가 가르치는 간호, 미용에 관심 있는 남학생도 늘어나는 상황이었다. 신입생 89명 중 23명이 남학생이다. 올해 서울에서 이 학교를 포함해 3곳이 남자 또는 여자만 가르치는 단성(單性) 학교에서 남녀공학으로 전환됐다.
서울시교육청이 올해부터 이 학교처럼 남녀공학 전환을 추진할 단성 중·고등학교에 3년간 6억원의 학교 지원금을 지급한다고 1일 밝혔다. 학령인구는 줄어드는데, 단성 학교는 여전히 많다 보니 불편함을 겪는 학생과 학부모가 많다는 이유다. 서울교육청에 따르면, 2024학년도 기준 서울 지역 전체 중·고등학교 708교 중 단성 학교는 241교(34%)다. 고등학교 318교 중 단성 고등학교는 151교(47.5%)로 거의 절반이다. 중학교 390교 중 단성 중학교는 90교(23.1%)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각 지역 학생 수는 줄었는데 단성 중·고등학교는 한 성별만 받다 보니 먼 곳에 사는 학생들을 끌고 와 정원을 채워야 하는 문제가 생겨났다”며 “어떤 지역은 남중·남고가 밀집돼 해당 지역 남녀공학 학교에 남학생 수가 적은 성비 불균형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고 했다.
이에 서울교육청은 올해부터 ‘남녀공학 전환 학교 지원금’을 만들어 남녀공학 학교의 비율을 높여간다는 계획이다. 남녀공학을 추진하는 학교에 3년간 총 6억원을 학생 지원 및 교육 활동 사업 지원 명목으로 지급한다. 학생 생활지도 등을 위한 인력 채용비 명목으로 3년간 총 9000만원도 준다.
기존에 지급하던 남녀공학 전환에 필요한 시설비는 이제 학교 규모에 따라 5억~6억원에서 많게는 9억~10억원 이상까지 차등 지급하는 등 지원 범위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2025학년도 남녀공학 전환 지원 학교 신청은 오는 5월 말까지이며, 7월에 전환 대상 학교가 확정된다.
한편, 학령인구 감소로 올해 서울 지역 일반고 지원자(4만8898명)는 고교 평준화가 시행되고 26년 만에 처음으로 전원 합격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모집 정원보다 지원자 수가 적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