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제일제당홀에서 '대한민국 의료가 나아가야 할 길'을 주제로 열린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긴급 심포지엄에서 참석한 의사들이 행사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오종찬 기자

현재 고등학교 2학년이 치르는 2026학년도 입시에서 비수도권 의대 정원의 63%가 ‘지역인재’ 전형으로 선발될 전망이다. 지역인재 선발 비율은 현재 50% 수준에서 대폭 늘어나게 된다.

그래픽=양진경

종로학원이 1일 비수도권 의대 26곳이 대학 홈페이지에 공개한 2026학년도 입시 계획을 분석한 결과, 총 신입생 정원 3542명 중 2238명(63.2%)을 지역인재 전형으로 뽑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들은 고등교육법에 따라 입학 연도 1년 10개월 전에 대입 전형 시행 계획을 홈페이지에 공개해야 한다. 대학들은 정부가 배분한 ‘의대 2000명 증원’을 반영해 대입 계획을 짰다. 올해 고3이 치르는 2025학년도 대입 시행 계획은 현재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심의가 진행되고 있어 다음 달 1일 대학 홈페이지에 공개된다.

2024학년도 비수도권 의대들은 신입생 1980명 중 1030명(52%)을 지역인재 전형으로 뽑았다. 교육부는 지난 3월 ‘의대 2000명 증원’을 발표하면서 “지역인재 전형으로 정원의 60% 이상 뽑도록 권고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다수 대학이 2026학년도 입시에서 지역인재 비율을 높인 것이다.

전남대는 전체 선발 인원 200명 중 160명을, 원광대는 150명 중 120명을 지역인재로 뽑기로 해 지역인재 비율(80%)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부산대(200명 중 151명·75.5%), 경상국립대(200명 중 147명·73.5%), 조선대(150명 중 105명·70%), 동아대(100명 중 70명·70%) 순으로 높았다.

반대로 한림대(21%), 연세대 분교(30%), 가톨릭관동대(45%) 등 강원권 대학은 지역인재 비율이 60% 미만으로 나타났다. 지역인재 비율이 가장 낮은 한림대의 경우 현재 27.6%를 뽑는데 오히려 비율이 줄어들었다. 제주대(51%)와 강원대(59.8%)도 지역인재 비율이 60%를 넘지 못했다. 지역에서 우수 인재를 모집하기 어려운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역인재 비율이 늘며 비수도권에선 의대 합격 가능 점수가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역인재 수시 전형은 현재 850명에서 2026학년도 1759명으로 2.1배가 되고, 정시 전형 역시 같은 기간 221명에서 479명으로 2배 이상이 된다.

한편 내년도 의대 증원 규모를 결정하지 못했던 전남대는 이날 뒤늦게 증원분의 50%를 줄여 38명만 증원하기로 했다. 이로써 내년도 의대 증원 규모는 애초 정부가 발표한 2000명에서 1509명 이하로 줄어들었다. 다만 차의과학대학과 순천향대가 이날까지 축소 여부를 밝히지 않아 소폭 더 줄어들 가능성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