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를 그만 둔 ‘학교 밖 청소년’ 10명 중 4명은 친구를 만나는 등의 사회활동을 하지 않고 집에만 머문 ‘은둔’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학교를 그만 둔 이유로는 ‘심리적인 문제’가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됐다.
9일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2023 학교 밖 청소년 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학교를 그만 둔 학교 밖 청소년 42.9%가 외부와의 접촉 없이 집 밖으로 나가지 않은 ‘은둔’ 경험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은둔 기간으로는 ‘1개월 미만’(21.9%)이 가장 많았지만, 6개월 이상 집을 나오지 않은 비율도 전체 학교 밖 청소년 중 6.4%였다. 이번 조사는 전국 학교 밖 청소년 289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학교 밖 청소년들이 은둔을 하게 된 계기로는 ‘무기력하거나 우울한 기분이 들어서’가 28.6%로 가장 많았고, ‘아무것도 하고싶지 않아서’가 24.9%였다. ‘무엇을 해야할지 몰라서’ ‘사람들과 마주치는 것이 싫어서’라고 응답한 비율도 각각 13.7%와 9.6%로 나타났다. 은둔 상태에서 벗어나게 된 계기를 물었더니 ‘청소년상담복지센터 등 지원서비스를 이용’(27.3%)했다고 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다. ‘더 이상 집에 있으면 안되겠다’고 생각해 자발적으로 나왔다고 답한 비율은 24.5%였음.
학생들이 학교를 그만둔 이유(복수응답)로는 ‘정신적인 문제’(31.4%)라고 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다. 다음은 ‘원하는 것을 배우려고’(27.1%) ‘부모님의 권유로’(22.4%) 순이었다. ‘시간을 마음대로 쓰고 싶어서’(21.8%) ‘학교 분위기가 맞지 않아서’(17.8%)도 학업 중단의 주된 요인이었다. 교육적인 목적보단 학교 적응이 어려워 학교를 떠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코로나 시기를 거치며 학교 밖 청소년들의 신체·정서적 건강도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60분, 주 5일 이상 운동을 하는 ‘신체활동 실천율’은 10.8%였는데, 이전 조사인 2021년 13.2%에 비해 낮아졌다. 학교 밖 청소년들의 비만·과체중 비율은 31.1%로, 청소년 비만·과체중 비율(29.6%)보다 1.5%포인트 높았다. 학교 밖 청소년의 흡연율은 19.3%, 음주율은 21.2%로 나타났는데 이는 청소년 흡연율(4.2%)과 음주율(11.1%)의 각각 5배, 2배에 가까운 수치다.
학교 밖 청소년의 32.5%가 우울감을 느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여자청소년이 37.2%로 남자청소년( 26.4%)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았다. 이들은 10명 중 4명(40.3%)만 ‘건강검진을 받은 적이 있다’고 했고, 건강검진을 ‘처음 들어봤다’는 경우도 21.8%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