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학년도 의대 정원이 확정됐는데도 의대생들이 학교에 돌아오지 않자 대학가에서도 ‘휴학 승인’이 핵심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대학가에선 “더 이상 휴학 승인을 안 해줄 명분이 없다”는 얘기가 나오지만, 정부는 여전히 “휴학을 승인하는 대학은 행정 처분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전국 의대생들은 의대 증원에 반발해 ‘휴학계’를 낸 상태다. 정부는 이를 법령상 허용하지 않는 ‘집단 동맹 휴학’으로 보고, 대학에 승인하지 말라고 지시한 상태다. 하지만 연세대와 고려대 등 일부 의대에선 “집단 유급이 닥쳤는데, 휴학을 승인해 줘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들이 나온다. 휴학을 승인받지 못한 의대생들은 학교를 상대로 등록금 반환 소송을 벌일 가능성도 있다. 휴학의 경우엔 휴학 시점에 따라 등록금 일정액을 돌려받을 수 있지만, 유급되면 돌려받지 못한다.
하지만 정부는 여전히 ‘동맹 휴학’은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교육부는 3일 브리핑에서 “동맹 휴학은 법령상 허용될 수 없다”며 “휴학을 승인하는 대학에 대해 행정 처분하겠다는 입장은 동일하다”고 밝혔다. 고등교육법에 따르면, 휴학은 군 입대나 출산, 혹은 각 대학이 학칙으로 정하는 사유에 대해서만 허용할 수 있다. 의대생들의 동맹 휴학은 이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강경 노선을 유지하고 있는 의대생과 정부 사이에서 대학 본부는 난감한 입장이다. 대학 입장에서는 휴학을 허용하지 않으면 학생들로부터 소송에 휘말릴 수 있다. 그렇다고 휴학을 승인해 주면 교육부 행정 처분을 받을 뿐 아니라 학생들이 낸 등록금도 돌려줘야 한다. 통상 학비가 비싼 의대는 등록금 수입이 수십억 원에 달해 등록금을 환불해 주는 경우 대학 재정에도 손실이 적지 않다.
한편 의대가 설치된 대학들은 총장 협의체를 만들어 의대생 복귀 방안을 공동으로 논의하기로 했다. 3일 교육계에 따르면, 의대 증원분을 받은 대학 23곳의 총장들이 4일 오후 화상회의를 열고 의대생 복귀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협의체는 홍원화 경북대 총장이 직접 총장들에게 연락해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의대가 있는 전국 40개 대학 총장이 모두 참여하는 협의체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대학들이 ‘단일 대오’를 형성해 의대생 복귀를 위한 합리적인 방안을 만들어 내놓자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