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령인구가 줄어들며 재정 위기를 겪는 대학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4년제 대학 총장들은 ‘외국인 유학생 유치와 교육’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통해 대학 재정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인천 중구 그랜드하얏트 인천 호텔에서 주최한 '하계 대학총장 세미나' 첫 날인 19일 오후, 오석환 교육부 차관과 대교협 회장단의 모습. /교육부

19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대학 총장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대교협이 총장들에게 ‘주요 관심 영역이 무엇이냐’(복수 응답)고 물은 결과, ‘재정 지원 사업’(71.6%), ‘신입생 모집 및 충원’(59.5%), ‘외국인 유학생 유치 및 교육’(52.7%) 순이었다. 총장들이 대학의 일반적인 현안인 재정 확보와 신입생 모집에 버금가는 높은 관심을 외국인 학생 유치에 두고 있는 것이다. 이어 ‘교육과정 및 학사 개편’(44.3%) ‘재학생 등록 유지’(39.7%)가 뒤를 이었다. 이번 조사는 전국 4년제 대학 131곳의 총장들이 참여했다.

지난해 설문에서 외국인 유학생 유치는 총장들의 관심 순위 7위(35.5%)에 그쳤다. 그런데 1년 만에 정책 우선순위로 두겠다고 답한 비율이 17%포인트가량 늘어난 것이다. 반면 작년 관심 순위 3위(52.2%)였던 ‘등록금 인상’은 올해 6위(38.2%)에 그쳤다. 인구 감소로 대학들의 신입생 모집이 어려워지면서, 등록금 인상보다는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통해 재원을 확보하려는 대학들이 많아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설문에선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인공지능)가 대학 교육에 미칠 영향도 조사됐다. 총장 10명 중 8명(83.2%)은 생성형 AI가 ‘대학 교육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했다. 총장들은 AI를 가장 많이 활용하는 분야로 ‘생성형 AI 관련 수업 개설’(44.3%) ‘챗봇’(41.2%) ‘연구 및 데이터 분석’(37.4%) 등을 꼽았다.

하지만 ‘생성형 AI 가이드라인’을 갖추고 있다고 답한 대학은 22.9%에 불과했고, AI를 전혀 활용하지 않는다고 답한 대학도 7.6%인 것으로 조사됐다. 생성형 AI가 대학 교육에 미칠 부정적 영향으론 ‘비판적 사고와 창의성을 저해’ ‘공정한 평가의 어려움’ 등이 꼽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