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4일 치러진 ‘2025학년도 6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모의평가’에서 영어 영역 1등급 비중이 1.47%에 불과해 역대 최고난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1일 2025학년도 6월 모의평가 채점 결과를 발표했다. 학생들 중 영어 1등급을 받은 이의 비중이 1.47%에 불과했다. 작년 6월 모의평가(7.62%) 보다 큰 폭으로 낮다. ‘불수능’이라 불렸던 작년 수능 영어 1등급 비중(4.71%)의 3분의 1수준이다.
수능은 점수 상위 4%까지 1등급을 부여한다. 다만 영어는 2018학년도부터 절대평가로 바뀌면서 90점 이상이면 모두 1등급을 받을 수 있다. 영어 사교육 과열을 방지하기 위한 차원이다. 그런데 이번 6월 모의평가에서 지나치게 어렵게 문제가 나오며 되려 사교육을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상대평가이던 상황에서도 2009학년도 이래 영어 90점 이상자가 1.47%까지 낮아진 적이 단 한 차례도 없었다”며 “킬러문항을 없애기 위해 고난도 문제를 지나치게 광범위하게 출제하며 수험생들이 시험 시간 안배 등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국어와 수학도 작년 6월 모의평가보다 다소 어려웠다. 영역별 표준점수 최고점(만점)을 보면 국어는 148점으로 작년 6월 모의평가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136점) 보다 12점 높았다. 표준점수는 수험생의 원점수가 평균 성적과 얼마나 차이 나는지 보여주는 것으로, 시험이 어려울수록 만점자 표준점수가 높아진다. 수학은 이번 6월 모의평가 표준점수 최고점이 152점으로 작년 6월 모의평가 수학 표준점수 최고점(151점) 보다 소폭 높았다.
의대 증원과 무전공 확대 등으로 N수생(졸업생 응시자)이 늘어날 것을 대비해 어려운 문제를 출시하면서 난이도 조절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분석된다. 평가원 관계자는 “6월 모의고사는 그해 수험생의 실력 등을 측정하고 이를 수능에 반영하기 위한 테스트 베드의 성격이 있다”며 “실제 치러지는 수능 영어는 적합한 난도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번 6월 모의평가에서는 이과생들이 탐구 과목 두 개 중 하나는 사회탐구로 가져가는 ‘사탐런’ 트렌드가 수치로 드러났다. 이번 시험에서 ‘사회+과학’ 조합으로 시험을 치른 학생이 약 3만4000명(8.7%)으로 작년 약 1만4000명(3.7%)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각 대학은 교육부 권고에 따라 이공계열 전공을 지원할 때 과탐을 필수로 응시해야 한다는 조건을 폐지하고, 과탐에 높은 표준 점수를 주는 방식도 없애가고 있다. 이에 “어려운 과탐 두 개 할 바에는 사탐을 하나 끼우자”는 이과생들이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