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조선디자인랩 이연주

최근 6년간 초·중·고 교원(강사, 행정 직원 포함)이 학생을 대상으로 저지른 성범죄가 448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작년 발생한 성범죄가 111건으로 가장 많았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시도교육청 17곳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교원이 학생에게 저지른 성범죄는 2019년 100건, 2020년 52건, 2021년 59건, 2022년 91건, 2023년 111건, 2024년 상반기 35건이었다. 코로나가 확산하던 2020·2021년 비대면 수업 실시로 줄었다가 2022년 수업이 재개되면서 증가 추세다.

유형별로는 성희롱이 239건으로 가장 많았다. 그다음은 성추행 133건, 성폭력 31건, 기타(불법 촬영 등) 12건 순이었다.

교육청들이 제출한 사례를 보면 교원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학생을 심리적으로 지배하는 방식의 이른바 ‘그루밍 성범죄’가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교사가 학생에게 옷과 음식을 사주겠다며 손을 만지는 등 성추행하거나, 학생에게 ‘너와 결혼하겠다’고 약속하며 지속적으로 성관계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었다. 카카오톡으로 학생에게 ‘사랑한다’ ‘키스하고 싶다’고 메시지를 보낸 사례도 있다. 한 교사는 수업 시간 초등학생에게 다가가 귓속말로 “사랑해”라고 말했다.

지난달에는 대전의 한 중학교 교사가 동성인 제자와 부적절한 교제를 한 사실이 알려지며 직위 해제되기도 했다. 경찰은 그루밍 성범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해당 교사를 아동 학대 혐의로 수사 중이다.

문제는 교육부가 이런 학생 대상 성범죄 현황을 지금껏 별도 관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성폭력 방지법 등에 따라 교내에서 발생하는 성범죄는 여성가족부로 보고하게 돼 있어 교육 당국은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 학생 대상 성범죄 예방 대책도 제대로 마련된 적이 없다.

진 의원은 “성범죄 사례를 보면 교원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하면 어린 학생이 저항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성범죄를 저지른 경우가 많았다”며 “늘어나는 이런 그루밍 성범죄에 대해 교육부와 교육청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