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있는 일반고인 판교고등학교는 오는 9월부터 자율형공립고(자공고)로 전환하며 네이버·카카오와 협력해 10개 넘는 과목을 새로 만든다. 인공지능(AI), 머신러닝(기계학습), 데이터과학 등 IT 핵심 기술 관련 과목들이다. 두 기업의 IT 전문가가 학교에서 직접 학생들을 지도하고 ‘인공지능 동아리’ 등 각종 동아리 활동도 지원한다. 기업과 협력해 미래 인재 육성에 특화한 학교가 된다는 계획이다.
교육부는 이처럼 학교가 지역 기업, 대학, 지자체 등과 협약을 맺고 자율적으로 교육 과정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하는 자공고 45곳을 신규 선정했다고 22일 밝혔다. 자공고는 2009년 교육 과정에 자율성을 줘 일반고의 경쟁력을 키우자는 취지로 도입했지만 일반고와 큰 차별성이 없었다. 지역 우수 학생들이 자사고나 특목고로 몰리는 현상을 막지 못했다. 이에 현 정부는 기존 자공고보다 자율성을 대폭 확대한 ‘자공고 2.0′을 추진하며 지난 3월 1차로 40곳을 선정했고, 이번에 추가 선정한 것이다.
새로 선정된 자공고는 지역의 여러 기관들과 협약을 맺어 정규 과정 외 자체 과목을 개발해 교육할 수 있다. 자사고 수준으로 교육 과정도 자유롭게 운영할 수 있다. 이번에 신규 선정된 경기 수원시의 고색고는 경기대와 협약을 맺었다. 경기대와 고색고 교원이 협력해 ‘데이터 분석 연구’ ‘융합 과제 연구’ 등 과목을 만들어 가르친다. 충북 괴산군에 있는 괴산고는 중원대,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와 함께 보건·과학에 특화한 교육 과정을 개발해 운영할 계획이다.
올해 자공고에 선정된 총 85교는 이르면 오는 9월, 늦어도 내년 3월부터 자공고로 전환할 예정이다. 김연석 교육부 책임교육정책실장은 “자공고를 적극 지원해 명문고로 만들면 지역 정주(定住) 인구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며 “학령인구 감소와 학생 수도권 쏠림으로 인한 지역 소멸 위기 극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