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용고시’라 불리는 유·초·중·고 교원 임용시험에 ‘추가 합격’ 제도가 도입된다. 지금까진 시험에 합격한 뒤 교사 임용을 포기하는 사람이 생겨도 결원을 메우지 않고 모자란 인원만큼 다음 해에 더 뽑았다. 앞으론 후순위 지원자를 추가 합격시켜 곧바로 정원을 채운다는 것이다.

일러스트=이철원

2일 교육부는 교원 임용시험 규정에 추가 합격 조항을 추가한 ‘교육공무원 임용 후보자 선정 경쟁시험 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엔 최종 합격자가 학교에 배치되기 전 대기 기간에 임용을 포기하거나 전과 등 결격 사유가 밝혀져 탈락하는 경우 추가 합격자를 뽑을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교육부에 따르면 매년 약 20~40명이 시험 합격 후 임용을 포기한다. 임용시험에 추가 합격이 생기는 것은 지금 같은 형태의 시험이 시작된 1991년 이후 30여 년 만이다.

추가 합격을 만든 이유는 교육부가 학령인구 감소에 대비해 교원 선발 규모를 줄이면서 정규직 교사 수급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그동안 교육청들은 “추가 합격자라도 뽑게 해달라”고 요구해왔다.

교육부는 미래 학생 수 감소 폭이 더욱 커질 것을 고려해 교사 채용을 줄이고 있다. 초등교사 선발은 2014년 7386명에서 작년 3561명으로 절반 넘게 줄었다. 중·고등 교사는 4500명 내외 규모로 뽑고 있지만 2027년까지 약 20% 줄일 계획이다. 따라서 일부 지역에선 필요 교사 대비 신규 채용 인원이 적은 상황이다. 전국에서 학생 수가 가장 많은 경기도(163만명)는 신도시 건설 등으로 과밀 학급이 많지만 교사를 적극적으로 늘릴 수 없다. 경기교육청 관계자는 “정규직 교사만 4500명 정도가 더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다른 시·도 교육청들도 부족한 정규직 교사 자리를 기간제 교사를 고용해 메우고 있다. 따라서 정규직 교사를 한 명이라도 더 뽑아 부족한 인력을 채워야 한다는 요구가 나왔던 것이다.

교육부는 관련 행정절차를 마련해 내년에 접수하는 2026학년도 임용시험 응시자부터 추가 합격 제도를 적용할 예정이다. 한 해 뽑는 유·초·중·고 교사 수(약 8000명)에 비해 대상자가 많지는 않지만 이전까진 시험에 떨어지면 1년을 통째로 다시 준비해야 했다. 아쉽게 불합격한 지원자들에겐 반가운 혜택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