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혁신을 시도하는 지역 대학 한 곳당 5년간 1000억원을 지원하는 ‘글로컬 대학’ 2기에 10곳을 선정해 28일 발표했다. 건양대, 경북대, 목포대, 대구한의대, 인제대, 한동대, 창원대·경남도립거창대·경남도립남해대·한국승강기대, 원광대·원광보건대, 동아대·동서대, 대구보건대·광주보건대·대전보건대 등이다.
교육부는 작년 ‘글로컬 대학’ 1기에 포항공대, 부산대·부산교대 등 10곳을 선정했다. 올해 2기에는 65곳(109대학)이 도전장을 내 20곳(33대학)이 예비 지정을 통과했고, 최종적으로 10곳(17대학)이 선정됐다.
‘글로컬 대학’은 윤석열 정부의 대표적인 대학 개혁 정책이다. 학령인구 감소로 지역 대학이 경쟁력을 잃어가는 상황에서 혁신 의지가 있는 대학에 예산을 집중 투입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지역 거점 대학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번 글로컬 대학 선정은 계획이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지, 지역 발전 전략과 연결돼 있는지 등을 주요 평가 요소로 삼았다”고 했다.
아예 대학을 합치는 통합안을 제시한 두 곳이 선정됐다. 국·공립대인 창원대·도립거창대·도립남해대는 2028년까지 통합한다. 여기에 승강기대, 한국전기연구원, 한국재료연구원 등 기관과 연합해 방위·원자력·스마트제조 산업 연구에 특화된 ‘경남창원특성화과학원(GCIST)’을 설립한다는 목표를 제시해 선정됐다.
사립대이지만 같은 재단이 운영하는 원광대와 원광보건대도 통합에 도전장을 내 선정됐다. 의생명, 농생명, 생명서비스 등 분야별 특화 지구를 조성해 ‘생명산업 특화 대학’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교육부는 작년과 달리 올해부터는 대학들이 ‘연합’ 형식으로도 글로컬 대학 사업에 지원할 수 있게 했다. 각 대학이 강점 분야의 교육·연구를 공유하면서 약한 학과는 통폐합한다는 것이다.
대구보건대·광주보건대·대전보건대는 세 대학을 총괄하는 사단법인을 새로 출범해 연합 형식으로 교육·평가·학사 등을 사실상 같이 운영하기로 했다. 동아대·동서대는 연합 형식으로 교양과 인공지능(AI) 교육과정을 같이 운영하고, 학생들이 양쪽 대학으로 자유롭게 편입할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통합 산학협력단’을 만들어 부산시 산업 수요 맞춤형 교육을 하겠다는 것이다.
단독 지정된 건양대는 ‘국방산업 특화 대학’으로 대학 체계를 전면 개편한다. 국방산업 관련 시험·인증·실증 중심으로 교육·산학협력에 특화하겠다는 것이다. 경북대는 대구시와 함께 각 대학원 연구 기능에 집중 투자해 연구중심대학으로 대학 체질을 전환한다. 목포대는 친환경 무탄소 선박, 그린해양에너지 등 분야에 특화한 ‘해양특성화 대학’으로 전환을 내세워 선정됐다.
대구한의대는 한의학을 과학화·산업화해 지역 산업으로 키우고 해외 사업까지 도모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인제대는 ‘대학을 책임지는 도시, 도시를 책임지는 대학’이란 슬로건을 내걸고 김해시와 대학 혁신을 같이 추진하는 모델을 내세웠다. 한동대는 미네르바대, 애리조나주립대와 공동으로 교육 모델을 개발하고 복수전공제도 의무화 등을 실시한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대학이 지역을 살리고 지역이 대학을 키우는 동반성장을 달성할 수 있도록 전폭 지원하겠다”며 “실행계획서에서 보여준 계획을 이행해 성과를 창출할 것을 당부드린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