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대법원 선고에 대한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 이날 대법원 3부는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조 교육감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29일 확정했다. /연합뉴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29일 해직 교사 부당 채용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확정받으며 임기를 2년 남기고 퇴진하게 됐다. 조 교육감은 이날 정오쯤 서울교육청을 나서며 “이 기막힌 현실에 대해 회한이 어찌 없겠습니까만, 법원 결정을 존중한다”며 “세 차례 걸쳐 저를 선택해 주신 서울시민 여러분께 깊이 송구하다” 했다.

오는 10월 16일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가 치러진다. 선거 때까지는 설세훈 부교육감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9월 25일까지 보궐선거 예비후보자 등록을 받는다. 후보자 등록이 끝난 이후 13일간 선거 운동 기간이 주어진다.

각계각층에서 서울시교육감 출마 도전장을 낼 것으로 알려지며, 선거 과정에서 갈등이 예상된다. 정치권에서는 “중도·보수 진영에서 여러 후보가 출마하며 지난 선거처럼 ‘단일화 파행’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

◇중도·보수 조전혁·박선영·안양옥

차기 서울시교육감 후보로는 조전혁 전 한나라당 의원이 도전한다. 조 전 의원은 2022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교육감 후보로 나가 득표율 23.49%를 기록했다. 조 전 의원은 “2022년 낙선 후 캠프를 해산하지 않고 출마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지난 지방선거에서 서울시교육감 후보로 나갔던 박선영 전 자유선진당 의원도 이번 보궐선거 후보로 거론된다. 지난 선거에서 박 전 의원은 득표율 23.1%를 기록했다. 조 전 의원과 박 전 의원의 득표율을 합하면 약 46.6%로 당선된 조 교육감(38.1%)을 앞질렀다. 중도·보수 후보들의 단일화 실패로 조 교육감이 3선을 하게 됐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안양옥 전 한국교총 회장도 이번 교육감 선거에 도전할 계획이다. 안 전 회장은 “서울 교육에 한쪽 교육에 경도되지 않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도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진보 곽노현·김경범·김용서 등 거론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 인사 중에서는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이 보궐선거 후보로 거론된다. 2010년 서울시교육감에 당선됐던 곽 전 교육감은 상대 후보자를 매수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2012년 징역 1년이 확정돼 직을 잃었었다. 공직선거법상 피선거권 제한 기간(10년)이 지나 이번에 도전할 수 있다.

김경범 서울대 교수가 이번 보궐 선거에 출마할 계획이다. 김용서 교사노조연맹 위원장도 이번 출마를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단일화 논란’ 커지나

교육계에서는 “보궐선거가 코 앞이라 단일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보궐선거까지 이날로부터 48일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선거 운동 기간과 추석 연휴 등을 제외하면 시간은 더 촉박하다.

보궐선거 출마를 준비하는 한 교육계 인사는 “당 차원에서 사전에 후보를 정리하기도 어려워, 누가 나오는지도 아직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단일화를 한다면 경선 룰을 정하고 여론 조사도 진행해야 하는데 그러기엔 시간이 부족하다”고 했다. 교육감 선거는 무소속으로 출마해야 한다. 후보자 등록으로부터 앞선 1년간 당적을 가져선 안 된다.

이 때문에 네 번 연속 진보 성향 서울교육감이 탄생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서 중도·보수 후보들이 단일화를 시도했으나, 단일화 방식 의견 차이로 파행됐다. 결국 중도·보수 후보 4명이 동시 출마해 표가 분산하며 조 교육감에 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