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초중고교 검정교과서 심사를 통과한 한국학력평가원의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가 '민주주의' 대신 '자유민주주의'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뉴시스

내년부터 학생들이 배우는 고등학교 한국사 검정(檢定) 교과서에서 ‘자유민주주의’라는 용어가 되살아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대다수 교과서가 천안함 폭침이 북한의 도발이라는 사실을 명확하게 서술했고, 대체로 대한민국 경제 발전과 산업화의 명암(明暗)도 균형 있게 서술했다. 이전 교과서들처럼 임기가 끝나지도 않은 현 정권에 대한 서술도 크게 줄었다.

교육부는 내년부터 중학생과 고등학생이 사용할 새로운 중학교 역사 7종,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9종이 검정 심사를 통과했다고 30일 밝혔다. 이 교과서들은 윤석열 정부가 2022년 새로 만든 교육과정에 따라 출판사들이 집필해왔고 최근 교육부 검정 심사를 통과했다. 9월부터 교사들이 볼 수 있도록 학교에 전시한다.

본지가 고교 한국사 교과서 9종을 분석해보니, 모두 대한민국 정부 수립을 서술하면서 ‘자유민주주의’를 명시했다. 2018년 문재인 정부 때 검정을 통과한 교과서들은 대체로 ‘민주주의’라고 썼다. 이번에 모든 교과서에 ‘자유민주주의’가 돌아온 것은 윤석열 정부가 2022년 교육과정을 개정하면서 ‘자유민주주의에 기초한 대한민국 수립’을 집어넣었기 때문이다. ‘교육과정’은 교과서에 들어갈 내용들이 담긴 가이드라인으로, 따르지 않으면 검정 심사에서 탈락한다.

대한민국이 이룬 경제 성장과 산업화 등 자유시장경제 체제에 대한 긍정적인 서술도 늘어났다. 현행 교과서들도 경제 발전을 다루곤 있지만, 경제 성장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점들에 주로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교육계에서는 “새 교과서는 자유민주주의와 자유 시장 경제 체제 등 우리나라 정체성에 대한 서술이 전체적으로 잘 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