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16일 치르는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를 앞두고 보수 시민 단체들이 2일 후보 단일화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110여 보수 성향 시민 단체로 구성된 ‘바른교육국민연합’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보수 교육감 후보 단일화 추진 계획을 밝혔다. 바른교육국민연합 측은 “‘여론조사 100%’ 방식으로 단일화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여론조사 기관 2곳에 대국민 여론조사를 의뢰해 평균 지지율이 가장 높은 후보를 단일 후보로 선출한다는 계획이다. 본후보 등록(9월 26~27일) 전 23일까지 단일 후보를 확정한다.

그래픽=김성규

지난 2022년 서울시교육감 선거 때 보수 시민 단체들은 여론조사 60%, 선거인단 투표 40% 방식으로 단일 후보를 정했다. 하지만 경선 과정에서 일부 후보가 ‘선거인단 구성이 편향적’이라고 문제를 제기하며 파행을 맞았다. 이에 이번에는 아예 ‘여론조사 100%’로 진행하자는 것이다.

2022년 당시엔 선거일 4개월 전부터 박선영 전 자유선진당 의원, 조전혁 전 한나라당 의원, 조영달 서울대 교수를 포함한 중도·보수 후보들이 단일화하기로 합의했다. 이후 경선 방식 등을 둘러싼 진통 끝에 선거 두 달 전 조전혁 전 의원이 단일 후보로 선출됐다. 하지만 경선 과정의 불공정 문제를 제기하며 조영달·박선영 등 다른 후보들이 잇따라 이탈했다. 이후 이주호 현 교육부 장관이 2차 단일화를 성공시키겠다며 새롭게 후보로 출마했지만 결국 단일화에는 실패했다. 당시 조전혁·박선영·조영달 등 세 후보의 득표수를 모두 합하면 53.2%로 진보 진영의 조희연 전 교육감(38.1%)을 훨씬 앞섰다.

2018년 선거에서도 보수 박선영 후보(36.2%)와 중도를 표방하며 독자 출마한 조영달 후보(17.3%)가 얻은 표를 합하면 조 전 교육감(46.6%)보다 많았다. 2014년에도 문용린·고승덕 후보로 보수 표가 나뉘면서 조 전 교육감이 승리했다. 보수 분열로 10년 연속 진보 교육감 시대가 이어진 것이다.

이번 선거에 출마 뜻을 밝힌 보수 성향 후보들은 이날 본지 통화에서 모두 “단일화는 반드시 필요하다”면서도 바른교육국민연합이 진행하는 단일화에 참여할지는 좀 더 고심하겠다고 밝혔다. 조전혁 전 의원은 “단일화를 하는 것이 맞기에 주변 분들과 논의한 뒤 입장을 밝히겠다”며 “다만 후보들과 상의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여론조사 100%’ 방식을 제안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박선영 전 의원은 “여론조사 100%로 단일 후보를 결정하자는 이번 취지에 공감한다”면서도 “여론조사 방식 등 세부 사항이 투명하고 공정한지 확인한 뒤 참여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안양옥 전 한국교총 회장은 “대승적인 차원에서 단일화에 참여해야 한다고 본다”며 “하지만 교육감에 적합한지 후보 역량을 평가·검증하는 경선 시스템이 아니라 공감하기 어렵다”고 했다.

바른교육국민연합 관계자는 “보궐선거까지 45일밖에 남지 않은 만큼 가장 효율적이고 논란이 적은 ‘여론조사 100%’ 방식을 제안한 것”이라고 했다. 단체는 단일화 실패로 진 2022년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경선 참여 후보들에게 ‘경선 승복 서약서’를 의무적으로 쓰게 할 방침이다.

진보 진영은 지난달 30일 이미 후보 단일화 기구인 ‘2024 서울민주진보교육감추진위원회’를 꾸렸다. 오는 4일까지 후보 신청을 받고 6일 단일화 방식을 정할 방침이다. 7~18일 경선을 진행해 최종 후보를 정한다. 2일 강신만 전 전교조 부위원장이 출마를 선언했고, 김용서 교사노조연맹 위원장, 김경범 서울대 교수, 안승문 전 울산교육연수원장, 김재홍 전 서울디지털대 총장 등이 3~4일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다.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도 출마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