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들이 2025학년도 수시 모집을 진행한 지 이틀 만에 이미 모집 정원보다 4배 많은 지원자가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입시 절차가 진행 중인 가운데 의료계는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백지화하라”고 주장하며 삭발·단식 투쟁을 벌였다.
10일 교육계에 따르면, 전국 의대 39곳 가운데 38곳은 원서 접수를 시작했다. 이 대학들엔 접수 둘째날인 10일까지 모집 정원(3047명)보다 4배 많은 1만3339명의 지원자가 몰렸다. 전국 의대는 9일부터 13일 사이에 대학별로 3일 이상 기간을 두고 수시 모집 원서를 접수한다. 올해 입시에서 의대 정원은 4610명으로 작년보다 1497명 늘었다. 전체 모집 인원 중 67.6%(3118명)를 수시 전형에서 선발한다.
교육부는 앞서 첫날 의대 원서 접수 현황을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의료계가 계속 ‘의대 증원을 취소하라’고 주장하자 이미 많은 수험생이 원서를 접수해 백지화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수시 원서 접수 첫날인 9일 일부 의대 교수들은 ‘2025년 의대 증원 취소’를 촉구하며 삭발과 단식 투쟁을 시작했다. 채희복 충북대병원·의대 비상대책위원장과 김충효 강원대 의과대학·강원대병원 교수비대위원장, 박평재 고대의료원 교수비대위원장은 9일 충북대 의대 본관 앞에서 삭발식을 했다. 이들은 “의대 증원과 필수 의료 패키지 정책을 폐기하라”며 “2025년 의대 증원을 취소해야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제자리로 돌아오도록 설득할 수 있다”고 했다. 이들은 “단식 투쟁이 끝날 때까지 정부의 대답이 없으면 사직할 수밖에 없다”며 13일까지 충북대에서 단식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올해는 의대 신입생 증원으로 의대 지원자도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지난해 전국 39개 의대가 수시 모집에서 1801명을 뽑았는데, 5만5967명이 몰려 경쟁률 31대1을 기록했다. 올해는 이보다 경쟁률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올해 의대 입시에 재도전하는 ‘N수생’(졸업생) 지원자가 늘어나서 전체 지원자가 작년보다 25% 정도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국내 4년제 대학 협의체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10일 “수시 모집이 진행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인원이 변경되면 입시 전체가 큰 혼란에 빠질 것”이라며 “대교협 회원 대학들은 발표된 일정에 따라 입시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