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단위 자사고인 김천고는 매년 전국의 중3 학생들을 모아 영어-수학 경시대회와 캠프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백락광 총동창회장(뒷줄 가운데 왼쪽)과 나영호 교장(뒷줄 가운데 오른쪽)을 비롯해 작년 경시대회 수상자들. /김천고 제공

장학금 총 5000만원, 부상은 아이패드와 에어팟….

단풍이 물들어가는 가을이면 전국의 중3 수재들이 김천고등학교로 몰려온다. 중학교 3년 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뽐내는 영어·수학 경시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기꺼이 찾아온다. 인구 14만의 작은 도시 김천에서 중학생들의 ‘지적 축제’가 한바탕 벌어진다.

전국 중3 남학생 400명이 모이는 ‘김천고 캠프’

김천고는 매년 전국 400명의 중학생들이 참여하는 영어·수학 경시대회와 캠프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18회를 맞은 이 행사는 10월 26일(토) 개최할 예정으로 9월 13일 오전 9시부터 학교 홈페이지에서 선착순으로 400명의 신청자를 접수할 예정이다. 이번 캠프에서는 학부모에게도 중식을 제공할 예정이어서, 김천고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과 학부모에게는 더없이 좋은 실력 발휘와 학교 체험의 기회다.

넓은 운동장과 뒷산, 11만평에 달하는 김천고 전경. /김천고 제공

대상에게 아이패드와 1000만원 장학금 약정

김천고는 신입생에게 엄청난 장학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입학 전형 때 받은 점수와 입학 후 치러지는 반 배치고사를 합산해 1등 1000만원 등 총 8000만원에 달하는 장학금을 신입생들에게 준다. 이 정도 금액은 전국 최고 수준으로 통한다. 이번 영어·수학 경시대회에서 입상할 경우 대상 수상자에게 아이패드와 1000만원 장학금 약정(입학 시 지급), 금상(1명)은 에어팟과 700만원 장학금 약정, 은상(3명)은 갤럭시버즈와 500만원의 장학금 약정, 동상(6명)에게는 무선 헤드폰과 300만원의 장학금을 약정한다. 대상부터 동상까지 총 11명 수상자 외에 장려상에 해당하는 30명에게는 소정의 상품을 지급할 예정이다. 이날 캠프는 경시대회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학부모에게는 고입 과정과 학교 커리큘럼 소개 등 입학설명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경시대회를 치른 학생들은 사전에 신청한 김천고의 특색있는 수업을 체험해볼 수 있다. 학생들에게 본교에서 진행하는 클라시쿠스 인문학 수업, DNA 추출실험 같은 자연과학 수업, 수학 관련 수업, 경제 금융투자 프로그램, 지리 골든벨 등 16개 강좌를 미리 체험할 기회를 제공한다. 분반 수업을 통해 김천고 학생들이 어떤 수업을 하고 있는지도 직접 볼 수 있다.

올해 SKY대학 53명, 의약학계열 32명 합격

인구 14만의 도시 경북 김천시에 있는 김천고는 소위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라고 일컫는 유명 대학교에 매년 50명 안팎의 합격자를 배출하고 있다. 2024학년도에 서울대 14명, 연세대 14명, 고려대 25명, 성균관대 30명, 한양대 44명이 합격했다. 의약학 계열에는 의예 13명, 치의예 1명, 한의예 7명, 약대 9명, 수의예 2명 등 총 32명의 합격자를 배출했다.

또한 KAIST 2명, 포스텍 6명, DGIST 6명, GIST 7명, UNIST 6명, KENTECH 8명 등 이공계 특성화 대학교에도 우수한 진학 성과를 보이고 있다. 올해 졸업생 187명이 이뤄낸 놀라운 대학 입학 성과다. 이는 우수한 학교 프로그램과 교사들의 밀착 진학지도 노력의 결과이며, 자사고 14년의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더 큰 진학 성과가 기대되고 있다.

전국 토론대회 휩쓴다, 토론 마라톤 ‘토마독’

“김천고에서 독서토론 대회에 나가는 수준이면 전국대회 수상은 따놓은 당상”이라고 학생들은 생각한다. 올해 5월에 열린 황토현전국청소년토론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비롯해 특별상까지 5개를 휩쓸었고, 매년 전국 독서대회에서 빛나는 성과를 내고 있다. 그만큼 학생들은 독서와 토론에 진심이다. 수능에만 매달리는 대부분의 고등학생들은 책을 읽을 수 있는 충분한 시간과 마음의 여유가 부족하다. 하지만 김천고는 다양한 독서 프로그램을 마련해 학생들이 ‘독서의 바다’에 마음껏 빠져들게 하고 있다.

먼저 김천고의 간판 독서 프로그램인 ‘토마독’이 있다. 프로그램 참가자는 토요일 오후 1시부터 10시까지 독서에만 몰입한다. 월 1~2회 실시하며, 60~70명의 학생들이 참가한다. 참가자들이 간식을 먹으면서 진행하는 하브루타 독서토론 30분과 저녁식사 1시간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에 자유롭게 책을 읽고 독서 기록지를 작성하며, 행사 종료 전 소감문을 쓰게 된다. 토마독을 경험한 학생들은 입시로 바쁜 기숙사 생활 중 주말을 온전히 독서로 시간을 보냈다는 성취감과 더불어 몰입의 즐거움을 동시에 얻을 수 있다고 한다. 토마독에 이어 고전 문학을 읽어보고 사색의 힘을 기르는 ‘클라시쿠스’도 만족도가 높은 독서 프로그램 중 하나다. 클라시쿠스 수업에서는 선택된 고전을 원전 또는 원문 완역본으로 읽는다. 교사 한 명이 학생 5~10명과 책을 읽으면서 다양한 주제로 토론하며 학문의 깊이를 체득하고 글쓴이의 의도를 꼼꼼히 파악하도록 지도하고 있다.

올해 3.1절 입학식에서 입학 증서를 받은 외국 유학생들. 가운데는 백락광 총동창회장(왼쪽)과 김상근 김천고 재단이사장(오른쪽). /김천고 제공

외국인 유학생 8명 선발, 고교 교육 혁신 주도

“잘 교육받은 한 명이 나라를 편안하게 하고 동양을 편안하게 한다.”

김천고 설립자인 최송설당 여사는 엘리트 교육을 통해 민족을 해방시킬 민족의 리더, 아시아의 리더를 키우라는 말씀을 유훈으로 남겼다. 김천고는 설립자의 유훈에서 힌트를 얻어 외국 유학생들을 유치해 우리나라 교육의 변화와 혁신을 선도적으로 이끌어가고 있다. 김천고는 해외 유학생 8명을 선발해 교육 중이다. 경북교육청과 수차례 협의 후 2024학년도 고입 전형에 외국인 유학생 전형을 신설해 베트남 출신 학생 7명, 캄보디아 출신 1명을 선발했는데 현재 이들은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다. 내년(2025학년도)에는 우즈베키스탄의 최우수 학생들도 유치할 예정인데, 현재 자국 내에서 선발돼 본교의 면접을 대기 중에 있다. 김천고는 해외 유학생들이 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 체제를 바탕으로 발전한 대한민국과 김천고의 교육시스템 속에서 성장해 훗날 자신의 나라로 돌아가 훌륭한 리더가 될 발판을 만들어주고자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