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10명 중 9명은 졸업앨범 사진을 활용한 딥페이크 범죄, 사진 합성 등을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졸업앨범을 제작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교사도 10명 중 7명에 달했다. 딥페이크(인공지능을 활용해 만들어진 진짜 같은 가짜 콘텐츠) 공포로 학교 현장에서 졸업앨범을 회피하는 분위기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15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9일까지 전국 유‧초‧중‧고 교사 353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딥페이크 여파 졸업앨범 제작 등 실태 파악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교사의 93.1%는 졸업앨범 사진을 활용한 딥페이크 범죄, 사진 합성 등이 우려된다고 답했다. 이로 인해 졸업앨범에 사진을 넣는 교사들도 줄어들고 있다. 교사의 72.5%는 졸업앨범에 사진을 넣는 교사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응답했다.
교사들 중 과반수 이상은 졸업앨범을 만들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졸업앨범을 계속 제작해야 하는지’ 묻는 질문에 ‘제작하지 말아야 한다’는 부정 응답이 67.2%로 나타났다. 하지만 실제로 ‘올해 졸업앨범을 만드냐’는 질문에는 ‘만든다’는 응답이 97.1%로 나왔다.
딥페이크 범죄 등을 우려해 학생들과 사진 찍기를 걱정하는 교사도 10명 중 8명에 달했다. ‘졸업앨범 외에 현장 체험학습, 학교생활 중 학생들과 사진 찍는 것에 대해 딥페이크, 사진 합성 등 문제가 있을까 걱정되는지’ 묻는 질문에 ‘그렇다’는 응답이 83.9%나 됐다.
이번 설문조사에는 “졸업앨범 교사 사진을 합성해 성별을 바꾸고 조롱하는 글이 인스타그램에 올라왔다” “학생이 교사, 친구의 얼굴을 넣어 음란물로 제작해 단톡방에 공유했다” 등의 피해 사례들도 접수됐다.
교총은 “대다수 학교가 기록이자 추억의 의미로 졸업앨범을 만들고 있지만, 교원들의 우려는 갈수록 커지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학생들 사이에서도 졸업앨범에 사진 넣기를 원하지 않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사진 넣기를 꺼리거나 빼기를 원하는 학생이 늘고 있는지’ 묻는 질문에 ‘그렇다’고 응답한 교원이 45.5%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