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특별시교육감 보궐선거가 치러진 16일 오전 서울 반원초등학교 강당에 차려진 반포3동 제2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하고 있다. /전기병 기자

16일 열린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 최종 투표율은 23.5%에 그쳤다. 이날 함께 치러진 부산 금정구청장, 인천 강화군수, 전남 영광군수·곡성군수 등 4개 기초단체장 선거 투표율(53.9%)의 절반에도 못 미친 것이다.

조희연 전 교육감의 직위 상실로 인해 열린 이번 선거의 투표율은 과거 교육감 선거에 비해서도 유독 낮았다. 2014년 지방선거 때 치러진 교육감 선거 투표율은 58.6%였고, 2018년, 2022년에도 각각 59.9%, 53.2%를 기록했다. 이번과 마찬가지로 교육감 선거가 단독으로 치러진 작년 4월 울산시교육감 보궐선거(26.5%) 때보다도 투표율이 더 낮은 것이다.

서울시교육감은 유치원부터 초·중·고까지 학생 84만명을 관할하고, 공립학교 교사와 교육공무원 5만여 명의 인사권을 행사한다. 연간 서울시교육청 예산만 11조원이 넘는다.

이처럼 권한이 막강한데도 투표율이 낮은 것은 교육감 선거가 원래 학부모가 아니면 유권자 관심이 높지 않은 데다 선거가 평일에 열린 탓으로 분석된다. 주요 언론사가 실시한 여론조사도 없어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하는 토론회조차 제대로 열리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누가 출마했는지, 후보의 교육 공약은 무엇인지도 잘 모르고 유권자들이 투표장에 가는 경우가 허다해 ‘깜깜이 선거’라고도 불린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육학과 교수는 “투표율이 20%대에 그치면 조직을 동원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쪽이 유리해지기 때문에 국민 대표성은 사라진다”고 했다.

교육감은 해방 후 대통령이 임용하는 방식에서 1991년 간선 방식으로 바뀌어 교육위원회, 학교운영위원회, 교원단체 등이 선출했다. 이후 2006년 법 개정을 통해 2007년 2월 부산교육감 선거부터 직선제로 바뀌었다.

교육감 선거는 정당 공천을 받지 못하고 투표용지에도 정당 표시가 없다. 하지만 선거 때마다 후보들은 보·혁을 상징하는 빨간·파란색 유니폼을 입고 정치색을 드러냈다. 후보들이 정당 지원 없이 큰 규모의 선거를 치르다 보니 뒤탈도 많다. 공정택·곽노현·문용린·조희연 등 직선제 서울시교육감 4명 모두 선거법 위반 등으로 사법 처리됐다.

이렇게 주민들 관심이 낮은 선거지만, 선거 관리 비용으로 이번에만 세금 565억원이 투입됐다. 이 때문에 차라리 직선제를 폐지하고 교육감을 시·도지사 러닝메이트제나 시·도지사 임명제 등으로 바꾸자는 목소리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