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서울 시내 초등학교 1학년은 난독, 고등학교 1학년은 경계선지능 심층 진단을 받는다.
18일 서울시교육청은 ‘서울학습진단치유센터(가칭)’를 만들어 난독(難讀)·난산(難算)·경계선지능 등 학습에 지장을 주는 요인들로 기초학력을 다지는 데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난독은 듣고 말하는 데엔 어려움이 없지만 문자를 판독하는 부분에 이상이 있는 증세로, 일종의 읽기 장애다.
난산은 수의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고 연산 능력이 떨어지는 수학 학습 장애의 한 형태다. 숫자가 연속으로 이어진다는 개념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기본적인 사칙연산을 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경계선지능은 IQ 85 이상을 정상 지능, IQ 70 이하는 지적장애라고 볼 때 IQ가 그 사이인 71~84에 해당하는 경우를 말한다. 특수학급에 들어가기는 어렵고, 일반 학급에서는 방치되는 경우가 많아 학습 축적이 느리다. 연결된 사고가 어렵기 때문에 단계별로 하나하나 알려줘야 한다.
학생 수십 명을 맡아야 하는 학교 현장에서는 이 같은 아이들을 놓치기 쉽다. 따라서 ‘서울학습진단치유센터’를 통해 통상적인 학교 수업을 따라가기 벅찬 학생들을 심층 진단하고 맞춤 지원해 기초학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취지다.
이는 지난 16일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정근식 신임 서울시교육감이 후보 시절부터 추진한 공약이기도 하다. 다만 완전히 새로운 기관은 아니다. 시교육청이 2012년부터 운영해온 서울학습도움센터의 역할과 기능을 한층 강화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시교육청은 지역별 센터와 협의해 ‘기초학력 심층진단팀’ 12개를 신설하고, 학습에 방해가 되는 요인들을 학년별로 나눠 특정 학년 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지능 여부를 진단하기로 했다. 내년부터 권역별 시범 운영에 들어가고, 오는 2027년까지 3년간 서울 시내 25개 구 전체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내용별로 들여다보면, 난독은 내년에 초등학교 1학년부터 시작해 2026년부터는 초등학교 2학년까지 확대한다.
난산은 2026년부터 초등학교 1~2학년을 대상으로 난독과 함께 실시한다.
경계선지능은 내년에는 고등학교 1학년, 2026년에는 중학교 1학년과 고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하고, 2027년부터는 중학교 1학년·고등학교 1학년에 초등학교 3학년까지 추가 시행한다.
대학이나 해당 지역 전문기관 등과 연계해 교사 및 보호자들을 대상으로 연수나 상담을 하는 ‘학습도움 네트워크’도 강화하기로 했다.
정근식 교육감은 “교육 격차를 해소하고 모든 학생의 기초학력을 보장하겠다는 서울 교육의 의지를 상징하는 것”이라며 “앞으로 학교 현장을 중심으로 대학, 지역기관 등과 협력해 모든 학생이 꿈을 펼치고 행복한 미래를 준비하는 서울 교육을 실현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