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서울특별시교육청·인천광역시교육청·경기도교육청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이덕훈 기자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이 지난 보궐선거 기간 제기된 농지법 위반 및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의혹에 대해 “왜 문제가 되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정 교육감은 22일 오전 국회 교육위원회가 진행한 국정감사에 참석해 이 같이 말했다. 정 교육감은 경기 용인시 처인구에 약 150평 규모 농지를 소유하고 있다. 선거 기간 이 땅이 실제 농지로 쓰이지 않아 농지법 위반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정 교육감은 자신이 이 땅에서 농사를 짓는 모습이라며 사진 10여장을 언론을 통해 공개했다.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은 정 교육감이 선거 기간 공개한 사진 속 배경은 정 교육감 소유 땅(203번지)이 아닌 다른 사람 소유 인접 농지(203-1번지)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 교육감은 “그 땅은 남의 땅 내 땅이 아니고 친동생과 주말농사를 하며 우애를 다지기 위해 매입한 땅”이라며 “땅을 절반씩 나눠 각각 명의로 신고했을 뿐 네 땅 내 땅 개념이 없다”고 했다.

정 의원은 이달 초까지 농지로 쓰이지 않던 땅에 최근 갑자기 검은 비닐이 생기는 등 작업 흔적이 생긴 것을 두고 이유가 뭐냐고 묻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정 교육감은 “선거가 끝나고 제가 토요일(19일)에 가서 작업했다”고 답했다. 정 의원은 “참 뻔뻔스럽다”며 “비닐이 생긴 것은 우연이 아니다. 언론에서 문제를 삼으니 (정 교육감이) 그렇게 한 것”이라고 했다.

정 의원은 “정 교육감은 본인 농지에서 농사짓는 게 아니라 옆에 있는 동생의 땅에서 농사를 지었는데 마치 본인 땅에서 지은 것처럼 언론에 발표했다”며 “허위사실공표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서울특별시교육청·인천광역시교육청·경기도교육청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이덕훈 기자

한편 이날 야당 의원들은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가 작년 경기 지역 한 학교 도서관에서 성 묘사 문제로 폐기된 것에 대해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의 사과를 요구했다.

백승아 민주당 의원의 “채식주의자를 읽어봤느냐 유해한 성교육 도서 같더냐”는 질의에 대해 임 교육감은 “아주 깊은 사고 속에 쓰인 표현 하나하나가 다른 소설과 굉장히 다른 작품”이라면서도 “다만 책에 담긴 몽고반점 관련 부분 등은 학생들이 보기에 뿐만 아니라 저도 보기에 좀 민망할 정도의 느낌이 있기는 하다”고 했다.

채식주의자에서 등장하는 몽고반점은 주인공의 순수성에 대한 상징으로 해석된다. 소설에서는 이 몽고반점과 관련해 상세한 성적인 묘사가 등장하는데 임 교육감은 이를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 등도 경기교육청이 작년 3차례 ‘성교육 도서 처리 결과 도서 목록 제출’ 등 문구가 담긴 공문을 각 학교에 보낸 것은 검열 또는 강압에 해당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작년 경기 지역 2490개교에서 2517권이 성교육 유해도서로 폐기했다. 이 중 한 학교가 한강의 채식주의자도 폐기 도서에 포함했다.

이에 대해 임 교육감은 “공문을 보낸 것은 학교 현장에서 성 관련 사고가 계속해서 늘어나 이를 개선하려는 조치 중 하나였다”며 “도서를 사전에 검열하거나 폐기하도록 강요하는 건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도서 선정은 각 학교 도서관운영위원회가 자율적으로 판단하는 것”이라며 “각 학교 자체 판단은 존중해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