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서울특별시교육청·인천광역시교육청·경기도교육청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이덕훈 기자

‘역사 교육 강화’를 강조하며 당선된 정근식 신임 서울시교육감은 ‘이승만 전 대통령의 단독정부 수립이 공(功)인가 과(過)인가’라는 질의에 대해 “여러 논란이 있다”며 답을 피했다.

정 교육감은 이날 국회 교육위원회가 진행한 국정감사에 참석해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이 같이 답했다. 이날 김 의원은 “교육감이 ‘진실에 기반한 역사 교육을 함양하겠다’고 말해 묻는다”며 포문을 열었다.

김 의원의 “한국을 세우는 과정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의 공·과를 공정하게 인정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의에 대해 정 교육감은 “누구나 일생을 전체로 보면 공도 있고 과도 있게 마련”이라며 “이 전 대통령은 최종적으로 국민들과의 관계를 보면 4월 혁명에 의해 사임을 했다. 그 부분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김 의원은 “이 전 대통령의 단독정부 수립은 공인가 과인가”라고 묻자 정 교육감은 “여러 논란이 있을 수 있다”며 “단독정부 수립과 관련된 많은 학계의 토론이 있다”고 했다.

김 의원은 “학계가 아니라 공직자로서 교육감의 의견을 듣자는 것”이라며 “진실에 기반한 역사 교육을 한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했다. 김 의원의 계속되는 질의에 정 교육감은 침묵하거나 “교육감에게 가혹한 질문” “그 질문은 저에게 굉장히 어려운 질문” 등 답을 피했다.

이에 김 의원은 “학생들 교육할 때도 그렇게 교육할 것이냐”며 “대한민국 정부를 부정하는 것이냐. 단독정부 수립이 공인지 과인지 판단을 못 하느냐”고 말했다.

이승만 전 대통령은 1946년 6월 ‘정읍 발언’에서 소련 철퇴를 위해 한반도 남쪽의 주권국가 설립이 필요하다고 얘기했다. 1946년 2월부터 스탈린 지령에 따라 평양에 ‘북조선임시인민위원회’가 생기는 등 사실상 정부가 들어서며 남한까지 소련에 의해 적화되는 것을 막기 위한 맥락에서 나온 발언으로 평가받는다.

이후 이는 1948년 8월15일 대한민국 수립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일부 좌파 학자는 “이승만의 정읍 발언 등으로 한반도 분단이 초래됐다”며 단독정부 수립을 공이 아닌 과로 평가하고 있다.

이날 김 의원은 2019년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가 직권남용 및 선거법 위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데 반발해 출범한 ‘이재명지키기범국민대책위원회’에 정 교육감이 발기인으로 참여한 것을 두고 “법원이 잘못된 판단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따졌다.

이에 정 교육감은 발기인 참여 배경에 대해 “2019년 일이라 잘 기억이 안 난다”며 “최종 대법원 판단은 존중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