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의대생들이 낸 휴학계를 조건 없이 대학 자율로 승인해 주기로 결정했다.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해 학생들이 집단으로 휴학한 지 8개월 만이다.
교육부는 29일 의대가 있는 전국 40개 대학 총장들과 영상 간담회를 한 후 “학생 복귀와 의대 학사 정상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학생들이 개인적인 사유로 신청한 휴학에 대해서 대학들이 자율적으로 승인할 수 있도록 한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의대생들 휴학이 정부 정책에 반발한 ‘동맹휴학’이므로 절대 승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다가, 이달 초 ‘내년 3월 복귀’를 약속하면 휴학을 승인해주겠다고 한 발 물러섰다. 하지만 이런 방침에도 학생들이 돌아오지 않자 아무 조건을 달지 않고 의대생들의 휴학계를 승인해주기로 입장을 바꾼 것이다.
이달 말까지 휴학 승인이 안 되면 학생들의 집단 유급·제적이 불가피하다는 것과 전날 거점 국립대 총장들과 종교 지도자들이 조건 없는 휴학 승인을 건의한 점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내년 3월 학생 복귀와 학사 정상화 필요성에 대해 모든 대학이 동의하고 정부도 공감대를 이뤘기 때문에 내린 조치”라고 말했다.
대학총장들은 “집단 유급 등 학생 불이익이 우려되는 절박한 시점에 정부가 대승적으로 학교 현장의 요구를 수용한 것을 환영한다”며 “학생 복귀와 의대 학사 정상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교육부 발표 직후 연세대 등 일부 대학은 곧바로 학생들의 휴학을 승인했다.
정부가 의대생들의 휴학을 승인하기로 하면서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협의체 참여 조건으로 ‘조건 없는 휴학 승인’을 내걸었던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는 “의료계 요구를 정부가 수용한 걸 환영한다”면서 “여·야·의·정이 함께 참여해 의료 현안 해결을 위한 대화가 시작되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