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대학은 RISE 체계 내에서 핵심적인 역할 담당 : 대학 소재 지역에 취업해 생활하는 비율, 전문대학이 일반대학보다 1.5배 높아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 지자체는 저출산과 초고령사회 진입, 20대 청년들의 대규모 수도권 유출로 대학 입학정원 미달과 산업계의 젊고 유능한 인재 부족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는 지역의 고등교육과 경제 전반에 심각한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지방소멸을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정부는 대학과 지역이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지역 산업계와 연계한 대학 특성화를 통해 대학·지자체가 동반 성장할 수 있도록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Regional Innovation System & Education)를 추진하고 있다.
전문대학은 지역산업 맞춤형 정주 인력을 양성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 왔으며, 이는 RISE 체계 내에서도 아주 핵심적인 역할로 부각될 것이다. 일례로 중소·중견기업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대구광역시의 경우, 3개의 일반대학과 7개의 전문대학에 총 7만7000여명이 재학 중이며, 이 중 42%가 전문대학생이다. 특히 전문대학 졸업생이 지역에 남아 생활하는 비율이 일반대학보다 1.5배 높은 60.5%라는 점을 고려할 때, 전문대학은 지방의 인구감소 문제 완화와 지역사회 및 산업의 동반성장을 돕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 지방소멸 극복을 위해 전문대학의 맞춤형 전문기술 인재 양성 노하우 활용
전문대학은 지금까지 산업변화에 빠르게 대응하여 인재 양성에 앞장서 왔으며, 다양한 첨단산업 분야의 우수한 전문기술 인재 양성을 위해서도 행정‧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투자해 나가고 있다. 이에 전문대학은 실무기술 중심의 단기 학제 운영으로 지역산업 현장에 필요한 맞춤형 실무인재를 신속히 배출함과 동시에 취업률이 72.9%로 일반대학의 66.3%를 상회한다.
그럼에도 4대 신산업 분야 기업 대상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문대학에서 배출된 인력이 가장 부족한 직무는 ‘생산직무’로 나타났다(경총, 2022년 8~9월). 특히, 산업의 기반을 이루는 중소 규모 사업체 인력 중 72.1%를 차지하는 전문대학 졸업자의 부족이 가장 심각했다(2023년 산업기술인력 수습 실태조사, 산업통상자원부).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지역 산업현장에 필요한 실무인재의 신속한 양성과 함께 청년의 지역사회 정주 확대라는 RISE 체계의 목적에 충실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전문대학은 졸업생들이 지역 중소·중견기업에서 높은 취업률과 정착률을 보이며 청년들의 조기 사회 진출을 촉진하고 지역 내 가정을 이루는 데 기여한다는 점에서 RISE 체계에서 적극 지원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지자체는 지역 경제와 일자리를 지속 가능하게 성장시킬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또한, 청년의 지역정주를 유도하기 위해서 청년들이 원하는 직장과 함께 풍부한 문화생활을 향유하며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과제가 무엇보다 중요하기에 RISE 기본계획에 포함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 평생직업교육과 외국인 인력 양성을 위한 RISE 체계 내 전문대학 역할 확대
지방 소멸위기 극복을 위해서 RISE에서 평생직업교육과 외국인 유학생 양성도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기에 이 분야에 특화된 전문대학의 역할을 확대하고 지원을 늘려야 할 것이다.
평생직업교육 수요자는 성인학습자로 재직자 직무능력향상 교육, 이직과 전직 희망자 또는 미취업자를 위한 재취업교육을 필요로 하고 있다. 또한, 취업난으로 일반대학에서 전문대학으로 유턴 입학하는 학생이 늘어나면서 전문직업교육에 대한 수요 역시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성인학습자 특화 교육과정 개발·운영에 강점을 지니고 있는 전문대학은 지역사회의 평생직업교육 거점으로서 성인 미취업자의 경제활동참가율을 높이고 기업의 부족한 생산 가능 인구를 확보하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RISE 체계 내에서는 지역 산업 수요를 반영한 국내에 거주 중인 외국인의 숙련기능인력(E-7-4) 양성 확대와 지역특화형 비자(F-2-R) 사업을 통한 지역 정주가 가능한 외국인의 유치가 필수과제가 되고 있다.
전문대학은 산학협력과 맞춤형 교육과정 운영 노하우와 일반대학 대비 낮은 학비, 짧은 교육기간으로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강점을 지니고 있다. 실제로 2020년 1만2000여명이던 전문대학 유학생 수는 올해 2만4000여명으로 증가했다(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국제협력실, 2024.9).
많은 전문대학들이 외국인 유학생 맞춤형 ‘현장 실무중심 교육과정’과 ‘사회통합 프로그램’ 운영으로 이들이 졸업 후 지역 산업체 취업 및 지역사회 정착으로 이어지는 성과를 거두는 등 지역 산업의 인력 수요를 충족하고 지방소멸을 완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렇듯 전문대학은 지방소멸 완화와 지역과 산업의 동반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우수한 교육인프라와 지원 시스템을 갖추고 있기에 지역정주형 인재 양성, 지·산·학·연 협력 생태계 구축, 직업·평생교육 혁신, 그리고 지역정주 외국인 유치와 같은 중요한 과제를 해결하는 발판이 될 것이다.
RISE를 통해 지자체가 전문대학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지역사회와 고등교육기관 간의 상생을 촉진하고 지역 발전과 경쟁력 강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RISE 도입 취지에 정확히 부합한다.
지금은 지역과 산업의 동반성장에 기여하는 전문대학의 지원을 확대하고 이를 통해 지자체의 지속가능한 발전동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중소·중견 기업은 지역산업 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내실있는 지역산업 성장을 위해 RISE 내 지역 전문대학의 투자 확대가 절실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