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치러진 2025학년도 대입 수능 가채점 결과 서울대를 비롯한 주요 의대 합격선이 2~3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올해 수능에서 ‘킬러 문항’(초고난도 문항)이 없었고, 국어·수학·영어 모두 전반적으로 작년보다 평이하게 출제돼 합격선도 덩달아 상승할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수학에서도 상위권 자연계열 진학을 노리는 수험생들이 많이 선택하는 ‘미적분’과 ‘기하’는 비교적 까다로웠고, 탐구 영역은 어렵게 출제돼 대입 당락을 가르는 중요 변수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15일 종로학원은 국어·수학·탐구 원점수 합계(300점 만점) 기준으로 대학별 정시 합격 예측 점수를 공개했다. 이 점수는 수험생들이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수능 가채점 결과를 토대로 추정한 것이다. 실제 수능 성적은 오는 12월 6일 수험생에게 통지된다.
예측에 따르면, 서울대 의예가 294점으로 작년 추정치보다 2점 오르고, 연세대 의예(292점)와 성균관대 의대(291점), 고려대 의대(290점)도 작년보다 2점씩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경인 등 수도권 의대(285점)는 합격 점수가 2점씩, 비수도권 의대(276점)는 3점씩 작년보다 상승할 거란 예측이다.
서울대 약학(279점), 성균관대 에너지학과(264점)는 6점씩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277점)와 성균관대 반도체융합공학과(264점), 서강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264점)도 작년보다 합격 점수가 5점씩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인문·사회계열 가운데 서울대 경영(285점)은 1점, 연세대·고려대 경영(279점)은 2점씩 오를 것으로 봤다. 연세대·고려대 영어영문(273점), 성균관대 글로벌경영(271점)도 4점씩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입시 업체들의 ‘1등급 커트라인’ 추정치도 작년보다 높아졌다. 국어 영역은 ‘언어와 매체’ 90~92점, ‘화법과 작문’ 92~94점으로, 작년 추정치(84점·86점)보다 6~8점 높아졌다. 작년보다 2~4개 문제를 더 맞아야 1등급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수학은 1등급 추정 커트라인은 ‘확률과 통계’ 92~95점, ‘미적분’ 84~88점, ‘기하’ 88~94점으로 예측됐다. 어려웠던 작년 시험에선 ‘확률과 통계’ 90점, ‘미적분’과 ‘기하’는 모두 88점으로 추정됐었다. 작년 수능보다 역시 한두 문제는 더 맞아야 1등급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전반적으로 평이한 수능이었기 때문에 대학들이 실제로 활용하는 표준 점수는 전년보다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표준점수는 응시자 성적(원점수)을 시험 난도에 따라 보정한 것으로, 개인의 점수가 전체 평균과 얼마나 차이 나는지를 보여준다. 표준점수 최고점은 시험이 어려울수록 높아지고, 쉬울수록 낮아진다.
입시 업계에선 올해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을 135~140점으로 예측한다. 지난해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은 150점으로 상당히 어려운 시험이었는데, 올해는 그보다 낮을 것으로 보인다. 수학은 139~145점으로 예측된다. 지난해 수학 표준점수 최고점은 148점이었다.
과학탐구의 경우 가장 많은 학생이 선택하는 생명과학 I, 지구과학 I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지난해보다 각각 2점, 5점 높을 것으로 보인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올해는 국어보다는 수학이 상대적으로 중요하고, 어렵게 출제된 탐구 영역이 당락의 중요 변수가 될 수 있다”며 “특히 서울대나 의학 계열 등 최상위권은 국어·수학에서 고득점 동점자가 밀집해 정시에서 치열한 눈치작전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