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연세대가 이의신청했던 수시 논술 전형(자연계열) 시험 효력 정지 가처분 인용 결정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연세대는 가처분 결정에 대해 항고해 2심 판단을 받아본다는 계획이다.
서울서부지법 민사21부(재판장 전보성)는 20일 오후 연세대 논술 시험 효력 정지 이의신청 사건을 기각했다고 밝혔다. 앞서 15일 법원은 수험생 18명 등이 연세대를 상대로 제기한 가처분에 대해 “시험 공정성이 훼손됐다”며 12월 13일로 예정된 합격자 발표를 중단하는 등 일부 인용 결정을 내렸다. 이에 연세대가 이의신청을 했지만 이날 기각된 것이다. 이에 따라 합격자 발표 정지 등 이 전형 후속 절차는 계속 중단된다.
전날 열린 이의신청 심문에서 연세대 측은 합격권에 있는 다른 수험생이 선의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며 가처분 집행을 정지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특히 ‘논술 재시험’ ‘수시 모집 인원 정시 이월’ 등 대책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을 강조했다.
연세대 측은 심문 과정에서 “정시 이월을 하게 되면 논술 시험만을 준비해 온 수험생에게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합격 발표를 원하는 약 1만명의 수험생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논술 재시험 여부에 대해서는 “섣불리 재시험을 진행했다가 본안 소송(논술 시험 무효)에서 시험을 무효로 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 나오면 수많은 법적인 문제가 생긴다”고 했다.
반면 수험생 측은 “시험의 기능을 잃은 상태에서 어떻게 합격자가 나올 수 있는지 의아하다”며 “이 시험에서는 어떤 선의의 피해자나 합격자가 나올 수 없다”고 반박했다.
연세대는 가처분 인용 결정에 대해 항고하고, 본안 소송도 최대한 빨리 받아본다는 계획이다. 대학 수시 전형 입시 절차는 12월 26일 끝난다. 법원 판단을 빨리 받아야 수험생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 사건은 지난달 12일 연세대 신촌캠퍼스에서 실시된 수시 논술 전형 자연계열 시험 수학 문제가 인터넷 커뮤니티에 유출된 정황이 알려지면서 시작됐다. 당시 경영관 104호 고사실(72고사장)에서 감독관 착각으로 문제지가 시험 시작 1시간여 전에 배부됐다가 회수됐고, 이 과정에서 문제 내용이 유출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수험생 18명 등은 “재시험이 필요하다”며 연세대를 상대로 논술 시험 무효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