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0일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수원메쎄에서 열린 2024 달고나(달콤한 고졸 취업 나도 할래) 채용박람회에서 취업을 준비중인 학생들이 채용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고등학교 졸업 후 취업한 이들이 대졸 이상 학력을 지닌 근로자보다 많이 일하고 임금은 더 적게 받는 구조가 고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고졸자가 대졸자보다 취업뿐 아니라 취업 후 근무에서도 불이익을 받는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상대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한 고졸자에게 혜택이 더 돌아가도록 하는 정책이 ‘진정한 민생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22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5인 이상 사업체에서 일하는 30~34세 고졸자의 월평균 임금 총액은 330만원으로, 대졸 이상 근로자 424만9000원의 78% 수준이다. 반면 일하는 시간은 고졸자가 8%가량 많았다. 고졸자는 월평균 185.1시간을 일하지만, 대졸 이상은 171시간 근무했다.

그래픽=김현국

이런 상황은 근속 연수가 쌓여도 변하지 않았다. 지난해 40~44세 고졸자는 179.9시간을 일하고 377만9000원을 받는 데 비해, 대졸 이상은 169.2시간을 일하고 587만7000원을 받았다. 40~44세 고졸자와 대졸 이상의 임금 격차는 209만8000원으로, 30~34세 격차(94만9000원)의 배 이상이었다. 근무 연수가 올라갈수록 임금 격차가 커지는 건 고졸자가 상대적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고졸 취업자는 갈수록 줄고 있다. 지난해 고졸 청년(15~29세) 취업자는 전년 대비 5만3000명 감소한 168만7000명을 기록했다. 코로나 사태 변수가 있었던 2020년을 제외하면 역대 가장 큰 감소 폭이다. 반면 대졸 청년 취업자는 같은 기간 137만6000명에서 138만6000명으로 1만명 증가했다.

고등학교 졸업장만으로 직장을 잡기 어려운 탓에 취업 대신 대학 진학을 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2024년 직업계고 졸업자 취업 통계 조사’에 따르면, 직업계고에서 곧바로 취업하는 비율은 지난해 55.7%에서 올해 55.3%로 0.4%포인트 줄어든 반면, 대학(전문대 포함) 진학률은 47%에서 48%로 1%포인트 늘어났다. 2017년만 해도 대학 진학률이 32.5%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직업계고 졸업생 2명 중 1명은 대학으로 진학하는 것이다. 이재열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고졸자가 차별받지 않고 일하게 하는 것이 민생 정책”이라며 “직업계고 지원을 늘리고 채용 기업 장려책도 늘려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