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학년도 수시 논술 전형에서 시험지 사전 배포 논란을 겪은 연세대가 12월 8일 ‘추가 시험’을 치르기로 했다. 지난 10월 치른 ‘1차 시험’ 합격자(261명)도 그대로 발표하고, 2차 시험’을 한 번 더 실시해 학생들을 추가로 뽑겠다는 것이다.
연세대는 27일 “10월 12일 시행된 2025학년도 자연 계열 논술 시험 관련 연세대 후속 조치를 오랜 기간 기다려 준 수험생과 학부모에게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이렇게 밝혔다.
연세대는 2차 시험을 12월 8일에 시행한다. 앞서 10월 12일 치른 ‘1차 시험’에 응시한 수험생은 모두 응시할 수 있다. 원래 이 전형에서 뽑기로 한 261명은 그대로 1차 시험 결과에 따라 선발한다. 합격자 발표일은 예정대로 12월 13일이다. 2차 시험에 응시한 학생을 대상으로 또 261명을 뽑겠다는 계획이다. 2차 시험 합격자는 수시 모집 절차가 끝나는 12월 26일 이전에 발표할 예정이다.
연세대 측은 “법원 판단을 통해 실체적인 진실을 밝히는 것이 대다수 수험생의 이익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판단했지만, 현실적으로 단기간 내 판결을 받는 것이 어렵게 됐다”며 “타 대학의 수시 모집 전형 일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교육부와 지속적인 협의 과정을 통해 ‘2차 시험’을 시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본래 대학들은 ‘신입생 미충원 인원 이월 및 초과 모집 인원 처리 규정’에 따라 수험생이나 대학 과실 등으로 모집 인원을 다 못 뽑거나 더 많이 뽑으면 그만큼 2년 후 덜 뽑거나 더 많이 뽑아야 한다. 예를 들어, 올해 입시에서 동점자가 많아 2명을 더 뽑으면 2027학년도 입시에서 2명을 덜 뽑아야 한다. 연세대도 올해 추가 논술 시험으로 선발하는 인원만큼 현 고1 대상 2027학년도 입시에서 덜 뽑는다.
이 사건은 연세대 수시 논술 수험생 18명이 한 고사장에서 시험지가 먼저 배포되는 등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며 소송을 제기해 시작됐다. 법원은 지난 15일 이들이 낸 논술 시험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연세대가 본안(논술 시험 무효) 소송 판단 전까지 합격자 발표 등을 중지하도록 결정내렸다. 이후 연세대는 서울고법에 즉각 항고했다.
연세대가 이날 법원 최종 판단이 나오기 전에 추가 시험 결정을 내린 건 수험생 다수의 피해를 막고 추가적인 법적 분쟁도 피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소송 낸 수험생들 요구처럼 기존 시험을 무효로 하고 재시험을 치르면 기존 시험을 정상적으로 치른 1만명 가까운 학생이 큰 피해를 볼 수 있다. 그렇다고 논술 전형 모집 인원(261명)을 정시로 이월하면 모든 수험생이 수시 지원 기회 6회 중 하나를 날리게 된다. 어떤 안을 선택해도 수험생 피해가 예상되자 추가 시험이란 결단을 내린 것이다. 교육부는 “연세대 결정은 법률 분쟁을 조기에 해소해 안정적으로 입시를 운영하기 위해 선택한 대안”이라며 “연세대는 추가 시험을 공정하게 치를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