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학년도 연세대·고려대 수시 전형에 최초 합격한 학생의 절반 가까이가 등록을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대 입학 정원이 1500명 가까이 늘어나 의대에 동시 합격한 학생이 많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9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5학년도 연세대와 고려대 수시 최초 합격자 4854명 중 2236명(46.1%)이 등록을 포기했다. 지난해 등록을 포기한 최초 합격자(1927명·40.6%)보다 300여 명 늘었다.

자연 계열의 경우 45.7%가 등록을 포기해, 지난해(44.8%)보다 늘었다. 연세대 수학과와 첨단컴퓨팅학부는 등록 포기 비율이 각각 72.7%, 71.6%에 달했다. 고려대는 전기전자공학부와 반도체공학과의 등록 포기 비율이 각각 65.2%, 60%로 높았다.

입시 업계는 등록을 포기한 수시 최초 합격자가 늘어난 것은 내년 의대 정원이 1497명(수시 1166·정시 331) 늘어난 여파로 보고 있다. 의대와 연·고대 자연 계열 학과에 동시 합격한 학생들이 자연 계열 학과 등록을 포기했다는 것이다.

연·고대 의예과 역시 등록을 포기한 합격생이 늘어났다. 연세대 의대는 등록 포기자가 지난해 30.2%(19명)에서 41.3%(26명)로 증가했다. 고려대 의대 등록 포기자도 지난해 50.7%(34명)에서 55.2%(37명)로 늘었다. 이는 서울대 의대 등에 중복 합격한 학생들이 해당 대학으로 옮겨 갔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빅5 병원(상위 5개 대형 병원)’을 수련 병원으로 둔 상위권 의대 중 성균관대와 울산대 의대는 수시에서 작년보다 30명, 70명 많이 뽑는다.

반면 서울대 수시 최초 합격자의 등록 포기 비율은 6.1%(133명)로 지난해 7.3%(160명)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 의대 수시 최초 합격자 중 등록 포기자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0명’이었고, 자연 계열 등록 포기자도 작년 141명에서 올해 115명으로 줄었다. 올해 지방대 의대 정원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에 내신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서울대 자연 계열에 지원하지 않고 애초에 지방권 의대에 원서를 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연·고대는 최초 합격자 상당수가 등록을 포기한 만큼 추가 합격자를 뽑는다. 이에 따라 다른 대학에서도 줄줄이 대규모 추가 합격자를 발표하는 연쇄 작용이 일어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