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학년도 대입 수시 모집 일정이 끝난 가운데 수시에서 합격했지만 등록을 포기한 수험생이 작년보다 3배 늘어난 의대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대 증원’으로 대학들이 수시에서 채우지 못한 모집 인원을 정시로 이월하는 규모가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수시 모집 일정은 지난 27일 각 대학이 수시 추가 합격자 등록을 마감하며 끝났다. 29일 종로학원이 수시 미등록 인원을 공개하는 지역 의대 4곳 현황을 분석한 결과 올해 104명을 모집하는 부산대 의대는 미등록 인원이 87명에 달했다. 이는 수시 전형에서 결국 뽑지 못한 인원을 뜻하는 미충원과는 다른 개념으로, 수시 모집 일정이 끝날 때까지 합격 통보(추가 합격 포함)를 받은 200명 안팎의 합격자 중 등록을 포기한 경우가 87명이라는 뜻이다. 작년 수시 미등록 인원(29명)의 3배에 가깝다.
이번에 의대 정원이 많이 늘어난 충북대는 수시로 60명을 뽑는데 등록을 포기한 합격자가 120명에 달했다. 작년(44명)의 2.7배로 늘었다. 모집 인원 37명인 제주대 의대는 미등록 인원이 작년 37명에서 올해 46명, 연세대 미래(원주)는 작년 26명에서 올해 30명으로 늘었다. 이 4개 의대의 총 모집 인원은 284명인데 미등록 인원이 283명(작년 117명)에 달하는 것이다. 올해 의대 모집 인원이 1500명 가까이 늘어나면서 여러 대학에 동시 합격한 수험생이 수도권 대학으로 진학하며 지역 의대 미등록 인원이 많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연쇄 작용으로 의대 다음으로 최상위권 수험생들이 지원하는 약대, 치대, 한의대 등 메디컬 학과의 미등록 인원도 작년에 비해 크게 늘었다. 수시 미등록 현황을 발표하는 약대 13곳은 총 모집 인원이 372명인데 합격자 가운데 294명이 등록을 포기했다. 작년 미등록 인원(202명)보다 92명 늘었다. 치대는 59명을 뽑는 서울대·연세대의 미등록 인원이 40명으로 작년(20명)의 두 배였다. 20명 뽑는 부산대 한의대도 미등록 인원이 20명으로 작년(9명)의 2.2배를 기록했다.
정시 모집 원서 접수는 31일부터 시작한다. 각 대학은 수시에서 뽑지 못해 정시로 이월하는 규모를 30일 입학처 홈페이지에 공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