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가 13년 만에 2025학년도 등록금을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주요 대학이 정부의 등록금 동결 압박에 등록금을 올리지 못하는 가운데, 서강대가 인상을 결정하며 다른 대학에도 영향을 줄지 관심이 쏠린다.
3일 서강대에 따르면, 서강대는 지난달 26일 등록금 심의 위원회를 열고 2025학년도 등록금을 4.85% 인상하는 안을 의결했다. 심의위에서 학교 측은 오랜 등록금 동결이 대학 운영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 교직위원은 심의위에서 “등록금 동결로 대학 시설 수준이 초·중·고교 수준보다 못하다”며 “대학 시설이 학생들에게 감동은커녕 오히려 초라한 느낌을 주는 실정”이라고 했다.
다른 교직위원도 “기업에서 근무 중인 인공지능(AI) 분야 전문가를 교원으로 초빙하려 했으나 큰 임금 차이로 거절당했다”며 “대학들이 AI 인재를 경쟁적으로 데려오려 하고 있으나 어려운 점이 많다”고 토로했다. 한 학생위원이 “학교 시설이 너무 열악해 학교 가기 싫다고 하는 학생도 있을 정도”라며 학교 입장에 공감하기도 했다.
교육부는 2009년부터 각 대학에 등록금을 동결하도록 권고했다. 2012년 이후엔 등록금 인상 대학을 국가 장학금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동결을 강제했다. 한 교육계 인사는 “최근 몇 년 새 재정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지역 사립대가 등록금을 올리기 시작했다”며 “서울 주요 대학도 이제는 등록금 동결에 한계를 느끼는 분위기”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