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대 총장 10명 중 7명은 ‘등록금 인상’을 시급한 대학 현안으로 꼽았다. 또 대학들이 등록금 동결로 ‘첨단 실험 실습 기자재 확충 및 개선’과 ‘우수 교직원 채용 및 충원’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사립대 총장 10명 중 5명은 2025학년도 등록금을 인상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7일 오후 서울 성북구 국민대. 서강대에 이어 국민대가 2025학년도 학부 등록금 인상을 의결하면서 서울권 대학들에서 등록금 인상이 확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국민대는 지난 2일 등록금심의위원회를 열고 학부 등록금을 17년만에 4.97% 올리기로 의결했다. /연합뉴스

7일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사총협)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대학 현안 조사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 조사에는 사립대 총장 90명이 참여했다. 이들의 75.9%는 ‘대학 등록금 인상’이 대학 현안 1순위라고 답했다.

특히 설문조사에 참여한 사립대 대부분이 16년간의 등록금 동결로 인해 학교 교육과 학생 생활 및 복지에 투자할 여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97.8%는 등록금 동결로 ‘첨단 실험실습 기자재 확충 및 개선’이 어렵다고 답했다. ‘우수 교직원 채용 및 충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응답한 경우도 96.6%였다. ‘기숙사와 학식, 보건 등 학생 복지 개선’이 어렵다고 답한 경우는 94.5%였다.

이로 인해 올해 등록금을 인상할 사립대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025학년도 등록금 인상 여부에 대해 물었더니 53.3%가 ‘인상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42.2%는 ‘아직 논의 중’이라고 했다. ‘동결할 계획’이라고 답한 경우는 4.4%에 불과했다. 인하할 계획이라고 응답한 경우는 없었다.

그래픽=박상훈

등록금이 인상된다면, 사립대 총장들이 가장 우선적으로 재정을 투입하고 싶은 분야 1순위는 ‘우수 교수 유치 및 직원 채용’이었다. 2순위는 ‘학생 복지 지원 시스템 및 시설 강화’였다.

사총협 관계자는 “서울 시내 반려견 유치원 월 비용은 60만~90만원 선인데, 이를 사립대 월 평균 등록금과 비교하면 1.0~1.5배”라며 “사립대 등록금 수준이 서울 시내 반려견 유치원 비용보다 못 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오랜 기간 등록금이 동결되면서 재정적 어려움으로 대학 운영이 전체적으로 힘들어졌고 결국 교육의 질 저하가 우려되는 심각한 상황이라는 게 확인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