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임직원 등 8명이 인터넷에 경쟁사 매일유업을 비방하는 게시물 수십건을 조직적으로 올려온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16일 서울 종로경찰서는 명예훼손과 업무방해 혐의로 남양유업 홍모(70) 회장 등 남양유업 임직원 6명과 홍보대행사 직원 2명을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남양유업은 작년 3월 부산의 한 홍보대행사를 통해 온라인 맘카페 등에 경쟁업체 매일유업을 비방하는 글과 댓글을 100일에 걸쳐 79건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280만명 이상 회원이 가입된 맘카페 등에 올린 게시물에는 “우유에서 쇠맛이 난다” “경쟁업체가 우유 생산하는 목장 반경 4km 이내에 원전이 있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비슷한 내용의 비방이 반복적으로 올라오는 것을 의심한 매일유업은 작년 4월 자사를 비방하는 댓글 아이디 4개를 경찰에 고소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글 작성자의 인터넷 주소를 추적한 끝에 남양유업과 계약한 부산 소재 홍보대행사를 특정했다.
경찰이 이 홍보대행사와 남양유업 본사를 압수수색하자 홍보대행사가 아이디 50개를 조직적으로 동원한 사실이 드러났다. 남양유업이 해당 홍보대행사에 일반 계약금과는 별도의 아이디 구입 대금을 지급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압수수색에서 경찰은 홍 회장이 자사 팀장 3명에게 경쟁사 비방 지시를 내린 정황이 담긴 근거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홍보대행사 직원의 휴대폰 사용내역에서도 이들 팀장과 연락한 기록이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남양유업은 2009년과 2013년에도 인터넷에서 경쟁사를 비방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았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물의를 일으켜 송구스럽다”며 “앞으로 남은 조사에 성실히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