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서초구 방배동의 한 다세대 주택에서 김모(여·60)씨가 사망한 지 수개월간 지난 시신으로 발견됐다. 서울 방배경찰서는 아들 최모(36)씨에게 자세한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14일 밝혔다. 최씨는 발달장애를 앓고 있어 모친의 죽음을 주위에 알리지 못했다.
모자의 사연을 취재한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5월 지병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구토 6~7번을 한 후 쓰러졌고 이후 일어나지 못했다는 것이다. 김씨는 지난 2005년 뇌출혈 수술을 받았다고 알려졌다. 2008년 11월부터 건강보험료를 체납하고 있어, 병원에 가기도 어려운 형편이었다고 한다.
아들 최씨는 김씨가 사망한 다음에도 한동안 모친의 주검을 지켰지만, 집에 먹을 것이 떨어지고 전기세를 못 내 전기까지 끊기자 결국 집을 나왔다. 동작구 이수역 인근에서 노숙하던 최씨에게 사회복지사 A씨가 온정의 손길을 내밀었다. 지난 3일 최씨는 이 사회복지사에게 “엄마가 쓰러졌는데요, 파리가 날아들고 애벌레가 생겼어요”라고 말했다. A씨가 최씨의 안내를 받아 서래마을 인근의 다세대주택을 찾아가니 실제로 김씨의 시신이 발견됐다.
원래 전북에 살던 김씨는 1993년 남편과 이혼한 후 최씨를 데리고 서울로 올라왔다. 주로 지자체의 공공근로 일자리로 생계를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5~10월 서초구의 ‘모기보안관’으로 총 124만원을 번 것이 김씨의 마지막 소득이었다. 김씨는 지자체의 관리를 받는 기초생활수급자였지만, 서초구는 김씨의 죽음을 7개월간 알지 못했다. 서초구는 7월·11월에 코로나 예방을 위해 김씨 자택으로 마스크를 보내기도 했지만, 택배로 배달돼 수령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