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군이 2018년 초 정남진 장흥 물 축제가 열린 탐진강변에 샤워기 옆 변기가 있는 황당한 화장실을 설치한 모습. /연합뉴스.

이동식 화장실 납품 비리를 저지른 업자와 전남 장흥군 공무원들이 각각 실형과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장흥지원 형사1단독 황진희 판사는 9일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A(44)씨 등 공무원 4명에게 각각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관급 공사 알선 대가로 납품업체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기소된 설계업체 관계자 B씨에게는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담당 공무원 A씨 징역 3년, 담당 팀장 징역 2년, 과장과 재무 담당에게는 징역 1년 6개월을 각각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B씨에게도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이들은 민선 6기인 2018년 초 정남진 장흥 물 축제가 열리는 탐진강 일대에 이동식 화장실을 설치하면서 조달청 입찰을 거치지 않고 수의계약을 한 뒤 엉뚱한 제품이 설치되도록 방치해 업체에 1억2000만원 상당의 부당 이득을 준 혐의로 기소됐다.

B씨는 공사 알선 대가로 납품업체로부터 9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았다. 장흥군은 2018년 4월 4억570만원을 들여 조달청 나라장터 물품 주문으로 무방류(無放流) 화장실 4개 동을 발주했다.

분뇨를 흘려보낸 물을 여과해 재사용하는 무방류 화장실은 특허를 보유한 업체가 한정돼있어 수의계약으로 이뤄졌으나 검수 결과와 달리 화장실 2동이 엉뚱하게도 샤워장으로 시공된 사실이 전남도 감사에서 적발됐다. 샤워실로 시공한 화장실에 급하게 변기를 설치하면서 변기 옆에 샤워기가 걸리는 모습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