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오후 4시 50분쯤 화성시 남양읍 길거리에서 외국인들이 집단폭행을 하고 있다. /동영상 캡쳐

지난 8일 한낮에 경기도 화성시 남양읍의 도로에서 승용차의 앞을 가로막은 뒤 둔기 등으로 운전자와 동승자를 집단 폭행하고 달아났던 외국인들이 모두 검거됐다. 경찰은 당시 지시를 하거나, 폭행을 직접 저지르고, 범인을 도피시키는 등 범행에 가담한 10명을 붙잡았다.

경기남부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23일 특수상해 등 혐의로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A(45)씨 등 외국인 10명을 검거해 9명을 구속하고, 범인 도피를 도운 여성 1명은 불구속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또 이들이 주장하는 범행 경위가 엇갈리고 있어 조직범죄, 마약거래 등의 혐의에 대해서도 계속 수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검거된 10명의 국적은 우즈베키스탄 8명, 러시아와 카자흐스탄이 각 1명이다. 우즈베키스탄인 가운데에는 과거 소련 지역에 거주한 한인들의 후손인 ‘고려인' 7명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특히 각자 역할을 분담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지난 8일 오후 4시 50분쯤 화성시 남양읍 길거리에서 SM5 승용차를 타고 가던 러시아 국적 B(39)씨와 우크라이나 국적 C(40)씨 등 남성 2명을 집단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의 폭행으로 B씨와 C씨는 손가락이 부러지고 머리에 타박상을 입어 병원 치료를 받았다. 당시 집단 폭행 장면은 뒤따르던 차량의 블랙박스에 촬영돼 온라인에서 확산되면서 큰 파장을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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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A씨 등 가해자들은 다른 차량을 미리 대기시켜 SM5 승용차를 가로막아 세운 뒤 차량 유리창 등을 깨고 B씨 등 피해자 2명을 끌어내려 둔기로 폭행한 뒤 달아났다. 가해자들은 모두 후드티 모자를 쓰고 마스크를 착용해 얼굴을 숨겼으며, 쇠몽둥이 등으로 차량 유리창을 깨부수기도 했다.

경찰 수사에 따르면 당시 이들은 B씨 등 피해자들을 불러낸 뒤 현장에 대기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2대의 차량을 이용해 피해자의 차량을 가로막았다. 또 주변 골목에서 대기하고 있던 행동대원 4명이 직접 폭력을 휘둘렀다. 근처의 주차장에서는 2명이 승합차 안에서 현장 상황을 지켜보며 지휘를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특히 범행에 동원된 차량의 주인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마약을 소지한 사실도 확인했다. 또 범행에 가담한 피의자들의 진술도 “과거 피해자를 폭행해 처벌을 받게 된 것에 앙심을 품고 지인들과 함께 보복했다”, “마약을 빼앗겨서 보복했다” 등으로 엇갈리고 있어 정확한 동기를 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또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체류자 사이의 이권 다툼 등이 개입됐거나 조직폭력 범죄일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수사하고 있다. 지난해 6월 20일 밤에는 경남 김해시 부원동의 한 주차장에서는 고려인 등이 60여명이 유흥업소 이권을 둘러싸고 집단 난투극을 벌이기도 했다.